금제사리봉영기(金製舍利奉迎記) - 미륵사지 - 익산시 - 전북

2023. 10. 11. 06:55국내여행/전라도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32-2에 위치하고 있는 미륵사지 석탑을 보수·정비하다가 심주상면 중앙의 사리공(舍利孔)에서 '금제 사리호(金製舍利壺), 금제사리 봉안기(金製 舍利 奉安記)' 등 사리장엄(舍利莊嚴)을 발견하였다.

 

사진 사리봉영기(舍利奉迎記)는 사리를 모시는 내력을 적은 글로, 사리 공양을 위하여 석탑을 조성하는 과정이나 사찰의 창건 배경을 기록하기도 한다. ‘사리봉안기(舍利奉安記) 라는 명칭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금제 사리봉안기는 가로 15.5cm, 세로 10.5cm 크기의 금판에 음각하고 붉은 칠(주칠)을 해 글씨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했다.

 

(앞면)

竊以法王出世隨機赴

感應物現身如水中月

是以託生王宮示滅雙

樹遺形八斛利益三千

遂使光曜五色行遶七

遍神通變化不可思議

我百濟王后佐平沙乇

積德女種善因於曠劫

受勝報於今生撫育萬

民棟梁三寶故能謹捨

淨財造立伽藍以己亥

 

가만히 생각하건대, 법왕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근기에 따라 부감하시고, 중생에 응하여 몸을 드러내신 것은 마치 물 가운데 비치는 달과 같았다. 이 때문에 왕궁에 의탁해 태어나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셨는데, 8곡의 사리를 남겨 삼천대천세계를 이익되게 하셨다. 마침내 찬란히 빛나는 오색으로 7번을 돌게 하였으니 그 신통변화는 불가사의하였다.

 

우리 백제왕후는 좌평 사택적덕의 딸로서 오랜 세월동안 선인을 심으시어 금생에 뛰어난 과보를 받으셨다. (왕후께서는) 만민을 어루만져 기르시고 삼보의 동량이 되셨다. 때문에 삼가 깨끗한 재물을 희사하여 가람을 세우고,

 

(뒷면)

年正月卄九日奉迎舍利

願使世世供養劫劫無

盡用此善根仰資 大王

陛下年壽與山岳齊固

寶曆共天地同久上弘

正法下化蒼生又願王

后卽身心同水鏡照法

界而恒明身若金剛等

虛空而不滅七世久遠

并蒙福利凡是有心

俱成佛道

 

기해년(己亥年) 정월 29일에 사리를 받들어 맞이하셨다. 원하옵건대, 세세토록 공양하여 영원토록 다함이 없어서 이 선근으로 우러러 대왕폐하의 수명은 산악과 나란히 견고하고, 왕위는 천지와 함께 영구하여, 위로는 정법을 크게 하고 아래로는 창생을 교화하는데 도움이 되게 하소서. 다시 원하옵건대, 왕후의 몸에 나아가서는, 마음은 수경 같아서 법계를 항상 밝게 비추시고, 몸은 금강과 같아서 허공과 같이 불멸하시어, 칠세를 영원토록 다함께 복이를 받고, 모든 중생들이 다함께 불도를 이루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