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宮南池) - 부여군 - 충남

2023. 11. 1. 18:36국내여행/충청도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군수리, 동남리일대에 위치한 궁남지는 신라 선화공주와 결혼한 무왕의 서동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삼국사기'백제 무왕 35(634) 궁의 남쪽에 못을 파 20여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가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못 가운데는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方丈仙山)을 상징한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이로 보아 이 연못은 백제 무왕 때 만든 궁의 정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연못의 동쪽 언덕에서 백제 때의 기단석과 초석, 기와조각, 그릇조각 등이 출토되어 근처에 이궁(離宮)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궁남지는 백제 무왕의 출생설화와도 연관이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무왕의 어머니가 과부가 되어 서울 남쪽 못 가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는데 못가에서 홀로 살다 용신(龍神)과 통하여 아들을 얻었다. 그 아이가 신라 진평왕의 셋째딸인 선화공주와 결혼한 서동이며, 아들이 없던 법왕의 뒤를 이은 무왕이 바로 이 서동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설화는 이곳이 별궁터였고 궁남지가 백제 왕과 깊은 관계가 있는 별궁의 연못이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신라의 인공호수 월지(안압지)보다 40여년 먼저 만들었으며, 신라 안압지 조경 역시 궁남지로 대표되는 백제식 조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못 가운데 섬을 만들어 신선사상을 표현한 궁남지는 우리나라 최고의 인공정원으로 백제의 노자공은 일본에 건너가 백제의 정원 조경기술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백제가 삼국 중에서도 정원을 꾸미는 기술이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