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2 07:07:37 비개인날

2023. 3. 31. 20:12자작글/일기

번개 천둥 그리고 폭우가 이어지던 날이 가고 잿빛이긴 하나 비가 그친 하루가 열렸다. 어느날부터 비오는날보다는 맑고 투명한 하늘을 선호하게 되면서부터 왠지 비가 오는날은 일상의 모든 것들이 그저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귀찮은 날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도 비오는날의 낭만이 맑은날보다 훨씬 더 진하고 절실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아직도 부정하고 있지는 않고 있는 나이기도 하다, 그만큼 비오는날의 풍경은 사람의 감성을 묘하게 자극하여 조금 우울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편안한 느낌을 제공해 주는 것도 같다.

 

또한 비는 우리들에게 세상으로부터의 작은 고립을 만들어 줌으로써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던 "" 라는 사람에 대하여 스스로 인식하게 해주는 기회를 부여해주는 주기도 한다.

 

그것은 마치 엷은 비닐막처럼 세상과 나 사이에 끼어들어 "" 라는 사람의 존재를 또렷하게 확인시켜주는 투명한 거울같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거울속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이 어떤 컨셉으로 보여지던지 간에 그 모습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우울하면 우울한대로 쓸쓸하면 쓸쓸한대로 평화로우면 평화로운대로,,,

 

아무튼 밤사이에 그런비가 그치고 비록 흐려있기는 하나 날은 환하게 개어있다. 아침운동길에서 반가운 사람들과 만나 눈인사로 서로의 존재를 알려보며 오늘의 하루를 열어본다. 매미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이나 하고 있는듯 새벽부터 몹씨도 바쁘게 울어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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