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자작시(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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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의 그대 / 김재곤
문밖의 그대 밤새 창문 두드린이가 당신이였나요 그것도 모르고 무심하게 잠만 잤나봅니다 날마다 찾아오는 어둠인지 알았어요 가끔 다녀가는 바람인줄만 알았지요 그리 오실꺼라면 기별이라도 하지 그랬어요 찬이슬에 젖지 않았는지 밤바람에 떨지 않았는지 쓸쓸한 발자욱만 남아있는 문밖의 작은 뜰에는 당신이 남기고 간 젖은 향기가 데이지꽃처럼 피어있었네요 맞네 맞네 밤새 창문 두드리며 문밖에 서있던 것은 날마다 오는 짙은 어둠도 어쩌다 부는 바람도 아닌 정녕 봄을 닮았을 바로 당신이였나 봅니다
2023.01.30 -
브라더미싱 / 김재곤
브라더미싱 / 김재곤 드르륵 드르륵 엄마의 작은 골방에서 미싱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신주단자 모시듯 곱게 보관된 삼십년도 더 되었을듯 싶은 낡은 브라더 미싱 옷만 만들었을까 까마득하게 지나온 세월 가슴에 숨겨놓고 살았던 말하지 못할 고통까지 함께 박았던 것은 아닐까 엄마의 작은 골방에선 세상을 향해 하고 싶었던 엄마의 넋두리같이 브라더 미싱이 소리를 내며 돌고있다
202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