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작 / 김재곤

2024. 4. 12. 07:07자작글/자작시

 

불후의 명작 / 김재곤

 

그대가 잠들어있는

이른 새벽에

홀로 일어나

살며시 밝혀놓은

촛불 아래에서

나는 시를 쓴다

 

밤새

불면에 시달리다가

구겨진 체

방바닥에 내던져진

가련한 의식들을

한데 모아

 

뜬금없이

뜬금없이

불후의 명작이기를

꿈꾸어보며

 

나는 그렇게

쓸쓸한 언어들을

난도질 하며

무명의 시린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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