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April 2003, Amsterdam

2023. 3. 31. 06:20자작글/일기

26 April 2003, Amsterdam

 

아침,,,

토요일이다.3일째 런던으로 날아가 연락이 끊어진 박사장은 도데체 어디로 증발해 버린 것일까,,,

아침부터 잘 걸리지가 않는 고물 공중전화기앞에서 통화를 하고자 수도 없이 전화 버튼을 눌러보았으나 결국은 통화를 하지 못하고 말았다.

 

2유로면 한국돈으로 3,200원 정도 되는데 그 고물 공중전화기는 금쪽같은 나의 2유로짜리 동전을 다섯개정도는 삼켜버린것 같다. 맥도날드 치킨버거가 감자튀김과 콜라와 마요네즈를 포함하여 4유로 안밖인데,,,두번쯤은 넉넉한(?) 점심식사를 해결할수 있는 것을 그만 아깝게 전화통으로 날려 보냈다.

 

내가 머물고 있는 Etap 호텔이 공중전화기는 그 상태가 이곳 Ibis 호텔의 전화기보다 더 엉망이였기에 걸어서 5분정도에 있는 이곳 Ibis 호텔의 로비 구석에 있는 공중전화를 사용하곤 하는데 오늘따라 이곳 전화기 마져 말썽을 부리고 있다.

 

밀려드는 원망과 짜증으로 인해 전화 걸기를 포기하고 전망이 좋은 일층 로비에 앉아 봄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창밖을 바라다보며 담배를 피우다가 비를 맞으며 다시 숙소인 Etap 호텔로 돌아와서 이곳의 업무상황을 정리하여 리셉션에 부탁을 하여 FAX로 보낸다음 룸으로 돌아와 국적불명의 요리를 만들어 늦은 아침을 먹었다.

 

점심,,,

숙소의 삐그덕거리는 철제침대에 누워 오전을 그렇게 할일없이 보냈다.

,,,

 

낯선 도시에 내리는 비,,,

 

암스테르담의 봄비,,,

 

문득,,,

 

한국의 노래가 듣고싶다,,,

 

빛깔좋은 우산을 쓰고,,,

 

복잡하기는 하겠지만,,,

 

서울의 다운타운을,,,

 

미친듯이 걷고도 싶다,,,

 

한스픈만 억어도 속이 얼얼한,,,

 

매운 한국의 음식도 먹고싶다,,,

 

당장이라도,,,

 

내가 혼자 머물고 있는..,

 

이곳 Etap 호텔의 로비의 문을 열고,,,

 

나서기만하면,,,

 

꼭 꼭 있을것만 같은,,,

 

착각,,,

 

내가 너무 멀리 떠나와 있나 보다,,,

 

자꾸만,,,

 

촛점 잃은 나의 시선은,,,

 

손님이라도 들어오기만 하면,,,

 

빙글 빙글 돌아가는 회전문에,,,

 

꼽히고,,,또 꼽히고,,,

 

아 나의 쓸쓸한 마음도,,,

 

회전문을 따라 빙글 빙글 돌고만 있다,,,

 

여전히,,,,

 

낯선 도시 암스테르담의 봄비는,,,

 

속절도 없이 내리고 있다,,,

 

속절도 없이,,,

 

저녁 그리고 밤,,,

 

TV에서 축구경기를 보았다.

 

이곳에 있는 아인트호벤 축구 크럽으로 이적이 되어온 한국 출신 이영표선수의 구리빛 얼굴이 그 낯선 네덜란드의 공중파 TV 화면에 보이니 가슴까지 설레이기까지 했다.

 

반가운김에 소리는 지를수 없어 터져나오는 환호성을 손으로 틀어막고 팔짝 팔짝 뛰며 2시간동안이나 TV로 중계하는 이영표의 축구경기를 시청했다.

 

수중전이긴 하였지만 다행히 이영표가 소속이 되어있는 아인트호벤 축구 크럽이 4 : 1 로 승리를 하기도 했다.간간히 한국의 축구를 한단계 올려놓았다는 인상좋은 히팅크 감독의 모습도 보이곤 했다. 히등크감독은 이곳 네덜란드 사람이기도 하다.

 

아직도 Etap 호텔의 작은방 유리창 밖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봄비가 소리도 없이 내리고 있다.

 

추신

 

변호사의 급작스런 일때문에 로테르담출장은 28일로 연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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