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산문(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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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원조 청담동사람
70년대초 내가 고교생이던 시절엔 세상이 지금처럼 똑똑하지가 않고 많이 어리숙 했었던 것 같다. 서울의 모습도 지금과 같이 세련되지는 못했던 것 같고 나름대로는 이웃간의 정을 나눌수 있는 그런 여유로움도 있었던 듯 싶다.고등학교시절에 야산과 과수원으로 가득차 있었던 강남지역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우리집은 그때 살기가 조금 넉넉하였는지 영동지구 10단지 지금은 청담동이라 불리는 곳에 시영주택이라는 주택단지에 대지90평에 건평 34평의 주택을 매입하여 살게 되었다. 한남동에서 제3한강교를 건너 신사동을 경유 학동까지 연결되어진 시내버스를 타거나 말죽거리가 종점인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녔다.그 당시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는 경기고등학교가 건설중이였으며 강남지역 곳곳을 마구 파헤치며 택지를 개발하고 있는..
2023.04.08 -
[산문] 전국노래자랑
일요일 정오쯤이면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그 선율을 알고 있는 낯익은 시그널 뮤직과 함께 송해선생님이 진행을 하는 전국노래자랑이란 프로그램이 방영이 되곤 한다. 놀라운 것은 그 프로가 30여년이나 이어져온 전대미문의 최장수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이다. 특이한 것은 그 프로에 참가하여 장기자랑 및 노래자랑을 하는 사람들은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게 없는 똑같은 모습들이다, 이 프로그램의 전설적인 장수사회자이기도 한 송해 선생님의 변하지 않는 모습만큼이나,,,, 노래자랑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누가 보든 말든 자신들이 만들어온 각종 퍼퍼먼스를 무대위에서 자유롭게 펼치며 또한 스스로의 자아도취에 빠져 온몸으로 열연을 하여 녹화에 참여한 관람자들이나 TV를 보며 시청을 하고 있는 불특정다수의 시청자들에게 포복절도..
2023.04.08 -
[산문] 본가에서
오랫만에 온양온천의 본가에 왔다.본가엔 여든세살의 베드로님과 일흔일곱의 유리안나님이 살고 계신다.본가에는 나의 부친이신 베드로님께서파킨슨씨 병환으로 이년째 자리에 누워계시고 여든이 가까우신 나의 모친 유리안나님께서 육십년 사랑의 힘으로 홀로 그 힘든 병간을 하고 계시고 있다.그분들의 육십년 부부사랑이 얼마나 크고 다정하기만 한지 모른다. 살아오면서 그분들의 사랑을 닮고자 하였으나 나는 안타깝게도 그분들의 부부 사랑을 십분지일도 닮지 못하고 그렇게 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남삼녀의 자식들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다.아직도 오십이 넘은 철없는 막내 아들의 이부자리를 손수 챙겨 주시고 식사후 커피를 끊여 주실정도로 자식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기는 하나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찾아 뵙..
2023.04.08 -
[산문] 운명적인 사랑
어쩌다가 TV드라마 "궂세어라 금순아" 에 깊이 빠져버렸습니다. 모친께서 이드라마를 참 좋아하시는데 함께 시간을 하다보니 나또한 중독이 되어버린 것 같다. 주인공 나금순이의 시댁에서의 일상과 나금순이의 슬픈 가족사를 배경으로 숨막히는 나금순의 사랑이야기가 숨어있는 그런 드라마이기도 합니다.드라마의 내용은 너무도 길어 나열할 수는 없을것 같고 나금순을 사랑하는 재희라는 의사의 이야기만 살짝 맛보기로 글을 올려볼까 한다 애딸린 청상과부 나금순이를 병적으로 사랑하다가 시련을 당하고 있는 재희의 이야기다.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어찌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자꾸만 궁금하여 그 드라마를 보게 되는 것 같다. 드라마 속의 재희는 금순이가 속해있는 미용실의 원장의 아들로 나온다. 재희역시 미용실 원장의 미혼모의 외아들로..
2023.03.31 -
[산문] 안개
세상가득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가 몰려왔다. 안개는 앞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지만 세상으로 부터 나를 감출수 있다는 생각에 왠지 침대위 이불속에 들어가있는 듯한 안도감이 들기도 하는 자연의 신비로운 현상,,,감성이 여린 음지식물과인 종족들에겐 적당한 습기를 제공해 주기도 하는,,,,그래서일까 어린시절부터 안개를 참 좋아했던거 같다, 그런 안개는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든 같지만 서로 다른 풍경으로 나에게 다가오곤 했다, 젊음을 저당잡히고 청춘이 유린당하던 군대시절 야간 작전을 수행하다 우연히 만난 호반의 도시 춘천 공지천의 새벽안개는 또 얼마나 마음을 흔들어 대던지,,,네덜란드의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에 머물던 시절 중앙역 앞 빅토리아 호텔을 감싸고 몰려오던 밤안개는 또 얼마나 쓸쓸하..
2023.03.31 -
[산문] 진정한 사랑
"제발 가주시겠어요,,,!!!"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의 전부인인 82세의 줄리아여사가 영결식장 근처에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길을 지켜보다가 이를 알아보고 인터뷰를 요청한 취재기자에게 던진 마지막 말이라고 합니다.비운의 황세손비로 불리우는 줄리아여사는 1958년 고인이 미국생활 시절에 건축사무실에서 만나 결혼을 하였으나 후손을 잇지 못해 종진회의 압력으로 1982년 이혼을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뇌졸중 후유증과 관절염을 앓고 있는 불편한 몸을 보행보조기겸 의자에 의지하고 앉아 그것도 노제를 지내고 있는 인파를 피하여 반대편 도로에서 모자를 눌러쓰고 전남편 이구씨의 마지막 가는길을 지켜보았다고 합니다.그들의 사랑에 대하여 알려진 바가 없기에 서로가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남편의 마지막 가는길을 보기..
202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