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자작시(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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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Hello - Kim Jaegon
안부 / 김재곤 항상 머리속에는 잊혀지지 않는 모습으로그렇게 꿈결처럼 남아는 있습니다 삶이 참 고단하기만 하여 그저 마음으로만 그리워하고 있나봅니다 낯선길을 걷다가풀밭에서 당신의 향기꼭 닮았을 것 같은이름없는 들꽃을 바라보다가 아…문득속으로 중얼거리며 당신의 안부를 물어봅니다 잘 살고있느냐고 잘 살고있느냐고
2024.03.28 -
여행
역마살 / 김재곤 열사의 사우디에서 부뤼헤까지 멈추고 싶었으나 멈추지 못했다 길은 앞에 있었고 되돌아갈수는 없었으므로 무조건 가야만 했다 쿵쿵 거리며 마구 뛰던 심장소리 되돌아보게되던 발자욱소리들이 불안한 공명음이 되어 내 의식을 단단히 조여올때도 나는 살아 있어야 했으므로 시계바퀴처럼 달리고 또 달렸다 아주 작은 희망으로 숨을 쉬며 꽃잎처럼 날리던 비둘기떼처럼 자유로운 착륙을 꿈꾸었지만 스스로 묶어버린 날개쭉지를 끝끝내 풀지를 못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가야만 했고 살은 독하고 강했으므로 자해하듯 아프게 고삐를 당겨 또다시 내역마살을 재촉해본다 가자 고독이 춤추는 땅으로
2023.10.06 -
도솔암 / 김재곤
도솔암 / 김재곤 안개만큼 마음 갑갑한날 검은빛 천 극락교를 건너 피빛 동백꽃잎을 밟고 선운사 도솔암 오르는 가파른 언덕조차 꼴가닥 마른 숨을 삼킬때 새벽을 놓친 까막 떡다구리 뜬금없이 말라 터진 고목을 쪼아댄다 나였구나 나였구나 고목이 아니라 나였구나
2023.09.24 -
파랑새는 있다 / 김재곤
파랑새는 있다 / 김재곤 어둠속에 묻혀있는 로터리 풀죽은 가로등아래 로타리패 일당잡부들이 서성거린다. 영하10도의 꽃시샘추위는 동동거리는 몸짓마져 얼려버리고 외투사이로 황소바람 같은 찬바람이 스며들어가 듯 엷은 옷깃을 자꾸만 여미고 있다. 엇저녁 동네 수퍼에서 외상으로 홧김에 마셔버린 깡소주의 취기는 해장도 하지못해 쓰리기만 한 속을 뒤집어 놓고 있는데 와야할 봉고차는 콧 빼기도 보이지않는다. 오늘마져 공을치면 벌써 일주일 째 차거운 별빛사이로 석달 째 집세가 밀렸다고 아우성치는 집주인 성화에 화가난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던 마누라의 무서운 눈빛이 등록금 미납으로 주죽이 들어있는 새끼의 가련한 눈빛이 비수처럼 텅빈 가슴에 꽃힌다. 동녁이 여명으로 빛이 날때까지 낡은 봉고차는 오지 않았다. 수채구멍에 쳐박혀..
2023.05.15 -
문밖의 그대 / 김재곤
문밖의 그대 / 김재곤 밤새 창문 두드린이가 당신이였나요 그것도 모르고 무심하게 잠만 잤나봅니다 날마다 찾아오는 어둠인지 알았어요 가끔 다녀가는 바람인줄만 알았지요 그리 오실꺼라면 기별이라도 하지 그랬어요 찬이슬에 젖지 않았는지 밤바람에 떨지 않았는지 쓸쓸한 발자욱만 남아있는 문밖의 작은 뜰에는 당신이 남기고 간 젖은 향기가 데이지꽃처럼 피어있었네요 맞네 맞네 밤새 창문 두드리며 문밖에 서있던 것은 날마다 오는 짙은 어둠도 어쩌다 부는 바람도 아닌 정녕 봄을 닮았을 바로 당신이였나 봅니다
2023.04.25 -
카푸치노 같은 사랑 / 김재곤
카푸치노 같은 사랑 / 김재곤 풍성한 우유거품이 아이스크림처럼 떠있는 가푸치노 아침 한끼로도 충분히 때울수 있는 커피가 이세상에 또 있을까 톡 쏘는 계피가루가 없더라도 달콤한 설탕시럽이 없더라도 풍성한 거품이 부티나게 폼나는 카푸치노 같은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2023.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