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자작시(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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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 김재곤
풍경 / 김재곤 물안개 휘돌다 멈춰버린 강 허리에 감기고 빈 나룻배 바람에 걸려 휘청거린다. 겁많은 철새 바람소리에 놀라 튕겨 오르자 강물에 드리운 긴 낚시대 파르를 떨며 잔잔한 강물의 물살을 접는다.
2023.03.26 -
그리움 / 김재곤
그리움 / 김재곤 그대 스치고 지나가버린 바람은 아니였나요 고왔던 미소 입가에 머물고 손끝에 묻어있는 온기는 아직도 여전한데 그대 꿈속은 아니였겠지요 코끝에 남아있는 향기에 취하여 그리움의 물살을 가만히 쥐어봅니다
2023.03.26 -
비가 그치면 / 김재곤
비가 그치면 / 김재곤 서쪽에서 바람 불어 먹구름 몰고 오더니 초록옷 갈아 입는 언덕위로 단비를 뿌린다 이 고운비 그치고 나면 봄은 더 가까이 오겠지 씀바귀 캐러오는 치맛자락이 그리워 냉이 달래도 함초롬이 고개를 들겠지
2023.03.26 -
숲속의 빈터 / 김재곤
숲속의 빈터 / 김재곤 숲속길을 따라 올라가면 자그마한 빈터 새마져 떠나버린 마른 가지엔 빈 바람만 일고 있네 나무 부딛치는 소리 너의 노래가 되어 내 귓가에 맴돌때 내 마음 하얀 바람이 되어 숲속길을 걸어보네
2023.03.26 -
홀씨 / 김재곤
홀씨 / 김재곤 바람 몹시 불던날 길잃은 홀씨 하나 잿빛 하늘을 날아 얼어붙은 땅으로 날아와 작은 떡잎으로 자라나 있네 저 잎새 자라나 꽃이 되면 어디에선가 홀씨같은 내 사랑도 피어나겠지
2023.03.26 -
청보리 / 김재곤
청보리 / 김재곤 갈대풀흐드러지는 속깊은 계절 마른 강변을 따라 길게 누운 뚝방길 옆 모퉁이밭엔 겨울 청보리가 자라고 있다 추워야만 살수있다는 이유로 메마른 땅속에 숨어살다가 살 에이는 차거운 바람이 불자 반가운듯 살포시 그 초록 살점을 내민다
2023.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