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85)
-
Say Hello - Kim Jaegon
안부 / 김재곤 항상 머리속에는 잊혀지지 않는 모습으로그렇게 꿈결처럼 남아는 있습니다 삶이 참 고단하기만 하여 그저 마음으로만 그리워하고 있나봅니다 낯선길을 걷다가풀밭에서 당신의 향기꼭 닮았을 것 같은이름없는 들꽃을 바라보다가 아…문득속으로 중얼거리며 당신의 안부를 물어봅니다 잘 살고있느냐고 잘 살고있느냐고
2024.03.28 -
족보 2024.03.26
-
여행
역마살 / 김재곤 열사의 사우디에서 부뤼헤까지 멈추고 싶었으나 멈추지 못했다 길은 앞에 있었고 되돌아갈수는 없었으므로 무조건 가야만 했다 쿵쿵 거리며 마구 뛰던 심장소리 되돌아보게되던 발자욱소리들이 불안한 공명음이 되어 내 의식을 단단히 조여올때도 나는 살아 있어야 했으므로 시계바퀴처럼 달리고 또 달렸다 아주 작은 희망으로 숨을 쉬며 꽃잎처럼 날리던 비둘기떼처럼 자유로운 착륙을 꿈꾸었지만 스스로 묶어버린 날개쭉지를 끝끝내 풀지를 못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가야만 했고 살은 독하고 강했으므로 자해하듯 아프게 고삐를 당겨 또다시 내역마살을 재촉해본다 가자 고독이 춤추는 땅으로
2023.10.06 -
도솔암 / 김재곤
도솔암 / 김재곤 안개만큼 마음 갑갑한날 검은빛 천 극락교를 건너 피빛 동백꽃잎을 밟고 선운사 도솔암 오르는 가파른 언덕조차 꼴가닥 마른 숨을 삼킬때 새벽을 놓친 까막 떡다구리 뜬금없이 말라 터진 고목을 쪼아댄다 나였구나 나였구나 고목이 아니라 나였구나
2023.09.24 -
파랑새는 있다 / 김재곤
파랑새는 있다 / 김재곤 어둠속에 묻혀있는 로터리 풀죽은 가로등아래 로타리패 일당잡부들이 서성거린다. 영하10도의 꽃시샘추위는 동동거리는 몸짓마져 얼려버리고 외투사이로 황소바람 같은 찬바람이 스며들어가 듯 엷은 옷깃을 자꾸만 여미고 있다. 엇저녁 동네 수퍼에서 외상으로 홧김에 마셔버린 깡소주의 취기는 해장도 하지못해 쓰리기만 한 속을 뒤집어 놓고 있는데 와야할 봉고차는 콧 빼기도 보이지않는다. 오늘마져 공을치면 벌써 일주일 째 차거운 별빛사이로 석달 째 집세가 밀렸다고 아우성치는 집주인 성화에 화가난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던 마누라의 무서운 눈빛이 등록금 미납으로 주죽이 들어있는 새끼의 가련한 눈빛이 비수처럼 텅빈 가슴에 꽃힌다. 동녁이 여명으로 빛이 날때까지 낡은 봉고차는 오지 않았다. 수채구멍에 쳐박혀..
2023.05.15 -
[산문] 오페라 렐이지르 다모르(L'elisir d'amore) 중 우나 푸르띠바 라그리마(Una furt iva lagrima),,!!!
"우나 푸르띠바 라그리마(Una furt iva lagrima)" 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렐이지르 다모르 (L'elisir d'amore)중 제1막 2장에서 나오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 의 원제이다.여기에서 '사랑의 묘약' 이란 싸구려 포도주이며 이 가짜 묘약을 팔고 사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아이러니칼한 관계에 대한 스토리로 구성되어있다.오페라의 전문을 싣지 못하기에 이 오페라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엔 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남몰래 흘리는 눈물 (una furtiva lagrima)'이 불려지는 제1막2장의 내용을 소재해본다. 마을 아가씨들이 네모리노의 숙부가 세상을 떠나 그에게 막대한 유산이 돌아오게 되었다고 수근거린다. 거기에 나타난 네모리노는 마을 아가씨들이 모두 자기에게..
202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