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일기(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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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5 모친의 휴대폰
금요일날인가 나는 모친에게 초클릿모양으로 생긴 까만색의 모바일폰을 선물했다. 언젠가부터 나는 모친께 휴대폰을 선물하여야 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가 부친이 돌아가신 다음인 지금에야 비로서 모친에게 그 휴대폰이라는 것을 선물하게 되었다. 하기야,,,모친께선 부친과 함께 지내실때는 거의 외출을 하지 못하셨기에 휴대폰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친이 떠나시고 홀로 남은 모친께 이제는 휴대폰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휴대폰을 모친께 선물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엄마,,,그동안 아버지 병간때문에 꼼짝 못하고 살으셨지요,,,이제는 마음놓고 돌아다니세요,,,딸네집에도 가시고 아들네집에도 가시고,,,친척들 집에도 가시고,,,아셨지요,,,' 3까만 ..
2023.03.26 -
2007-03-24 부친의 유품
'여기 아버지가 아끼던 금반지야,,,이제부턴 너가 끼고 다녀,,,' 점심식사를 하고 난 직후 모친께서 낡은 상자안에서 금반지 하나를 꺼내 나에게 건네주시면서 하신 말씀이다. 워낙 몸에 걸치는 악세사리를 특히 반지류를 싫어하는 나로써는 최근 바티칸을 다녀오신 수녀님께서 선물한 묵주반지를 제외하곤 반지를 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일주일전에 돌아가신 부친의 유품이라고 생각하니 모친께서 건네주는 반지가 낯이 설지 않으며 왠일인지 끼우고 싶다는 강한 느낌이 든다. 모친으로 부터 받은 금반지는 내손가락의 싸이즈가 맞지 않았기에 이손가락 저손가락 끼워보다가 어렵게 왼손 세번째 손가락에 끼우니 마치 아버지가 나와 함께 하고 계시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내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노랗게 빛나는 금반지가..
2023.03.26 -
2007-03-21 07:05:36 아버지의 자리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母TEL에 돌아와 안방을 열어보니 늘 창백한 모습으로 무엇을 생각하시는지 빈 허공만 응시하신체 그렇게 한없이 누워계시던 아버지의 자리가 텅 비어있었다. 아직은 아버지의 죽음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가슴이 털컥 내려앉는 듯한 묘한 허전함이 밀려들었다. 아마도 3년동안이나 욕창을 방지하기 위하여 위아래만 바뀌였을뿐 늘 늘 이부자리가 깔아져 있었던 그자리였기에 그런 느낌이 들었나 보다. 영정사진 찍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셨던 부친이셨기에 모친께서 부친 몰래 명함판 사진 한장을 급조하여 확대시켜 만들어 놓은 영정사진이였기에 평소의 모습과 조금은 다른 듯한 영정사진속의 부친이 죄송한 일이지만 왠지 낯설게만 느껴졌다. 아마도 부친께서 병상에 누워 계실때,,,, 장애인 카드를 만들기위해 어렵게..
2023.03.26 -
2007-03-22 06:50:41 멈춰진 시계
또 새벽이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여니 짙은 안개가 어둠속에서도 하나 가득 밀려와 있다.불도 켜지 않은 거실 그 짙은 어둠속에 쪼그려 앉아 새벽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두서없는 생각에 잠겨본다. 일기를 쓰기 위하여 습관처럼 컴퓨터를 켜니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노래의 슬픈 선율이 나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음악때문인지는 몰라도 조금은 슬픈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언제 멈춰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욕실과 안방사이의 벽에 걸려있던 시계는 부친의 운명시간과 같은 시간에 멈춰져 있다.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겠지만 부친의 운명시간에 멈춰진 시계바늘처럼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부친의 삼일장 동안에 벌어지고 있었음에 잠시 망연자실해본다. 어제는 부친의 3일장 그 휴우증 때문이였는지는 몰라도 퇴근하자 마자 깊은잠에 빠지고 ..
2023.03.26 -
2006-11-06 05:54:45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에 담배를 가지러 내려간것을 제외하면 전혀 움직임이 없이 그저 비몽사몽 잠에 취해 있었던 어제였던 것 같다.거실 한중간에 이부자리를 펴고 누워서 TV를 틀어놓고 그렇게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지내다보니 머리속이 텅 비어버린듯 멍하기만 하다. 방향감각상실,시간감각상실,잠결에 들었던 텔레비젼의 소음은 꿈과 현실을 오가며 말도 안되는 뒤죽 박죽 스토리를 머리속에 남겨놓았으며 온몸은 몸살이 걸린 것처럼 아픈것 같고 눈이 잘 떠지지 않을 정도로 얼굴은 퉁퉁 부어버리고 말았던 것 같다. 거울을 바라다 보니,,,,아 몰골이,,,,원시시대 고인돌 주인공 그자체다 평소엔 주위 사람들로 부터 새벽부터 깨어있는 나에게 언제 잠을 자냐는 질문을 수도없이 받을정도로 하루 4시간정도 잠을 자곤 하는데 한번 잠에..
2023.03.26 -
2005.07.20 여름휴가
세상은 지금 불타는 성하의 계절이다. 사람들은 장마 끝의 찌는 듯한 무더위와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의 그 지겨운 더위와 싸움중이다. 체질적으로 남방계통의 피를 이어받아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추위보다는 더위가 체질에 익숙한 것 같다. 아무리 덥다 하더라도 겨울보다는 견디어 내기가 훨씬 수월한 듯 싶다. 게다가 홑이불이라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 누워야먄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여름과는 무관한 특이한 체질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세상과 연결되어있는 메스컴에서는 날마다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여름피서에 대한 소식을 들려주기는 하지만 별로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피서라 하면 복잡한 교통과 복잡한 피서지에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집안에 틀어박혀 가장 원시적인 모습으로 편안하게 ..
202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