訓要十條

2026. 5. 2. 12:56문학이야기/시사와상식

 

내 듣건대 순()은 역산(歷山)에서 밭을 갈다가 요의 양위를 받았고, 고조(高祖)는 패택(沛澤)에서 일어나 드디어 한의 왕업을 이룩하였다. 나도 평범한 집안에서 일어나 잘못 추대되어, 더위와 추위를 무릅쓰고 마음과 몸을 몹시 고달피 해가면서 19년 만에 국내를 통일하고, 즉위 25(훈요를 친히 지은 해)에 몸은 이미 늙었다. 행여나 후사들이 방탕하여 기강을 문란하게 할까 두려워하여 훈요를 지어 전하노니, 조석으로 읽어 길이 귀감으로 삼으라.”

 

훈요십조(訓要十條)

 

其一曰

我國家大業必資諸佛護衛之力故創禪敎寺院差遣住持焚修使各治其業後世奸臣執政徇僧請謁各業寺社爭相換奪切宜禁之

 

훈요1

국가의 대업은 여러 부처의 호위를 받아야 하므로 선(() 사원을 개창한 것이니, 후세의 간신이 정권을 잡고 승려들의 간청에 따라 각기 사원을 경영, 쟁탈하지 못하게 하라.

 

其二曰

諸寺院皆道詵推占山水順逆而開創道詵雲吾所佔定外妄加創造則損薄地德祚業不永朕念後世國王公侯后妃朝臣各稱願堂或增創造則大可憂也新羅之末競造浮屠衰損地德以底於亡可不戒哉

 

훈요2

신설한 사원은 (신라 말의) 도선이 산수의 순()과 역()을 점쳐놓은 데 따라 세운 것이다.(도선비기(道詵秘記)에 점쳐놓은 산수순역에 의하여 세운 것이라는 뜻). 그의 말에,

 

정해놓은 이외의 땅에 함부로 절을 세우면 지덕(지력)을 손상하고 왕업이 깊지 못하리라하였다. 후세의 국왕·공후(公侯후비(后妃조신 들이 각기 원당(願堂)을 세운다면 큰 걱정이다. 신라 말에 사탑을 다투어 세워 지덕을 손상하여 나라가 망한 것이니, 어찌 경계하지 아니하랴.

 

其三曰

傳國以嫡雖曰常禮然丹朱不肖堯禪於舜實爲公心若元子不肖與其次子又不肖與其兄弟之從所推戴者俾承大統

 

훈요3

왕위계승은 맏아들로 함이 상례이지만, 만일 맏아들이 불초할 때에는 둘째 아들에게, 둘째 아들이 그러할 때에는 그 형제 중에서 중망을 받는 자에게 대통을 잇게 하라.

 

其四曰

惟我東方舊慕唐風文物禮樂悉遵其製殊方異土人性各異不必苟同契丹是禽獸之國風俗不同言語亦異衣冠制度愼勿效焉

 

훈요4

우리 동방은 예로부터 당의 풍속을 숭상해 예악문물을 모두 거기에 좇고 있으나, 풍토와 인성이 다르므로 반드시 같이할 필요는 없다. 거란은 금수의 나라이므로 풍속과 말이 다르니 의관제도를 본받지 말라.

 

其五曰

朕賴三韓山川陰佑以成大業西京水德調順爲我國地脈之根本 , 大業萬代之地宜當四仲巡駐留過百日以致安寧

 

훈요5

나는 우리나라 산천의 신비력에 의해 통일의 대업을 이룩하였다. 서경의 수덕은 순조로워 우리나라 지맥의 근본을 이루고 있어 길이 대업을 누릴 만한 곳이니, 사중마다 순수하여 100일을 머물러 안녕을 이루게 하라.

 

其六曰

朕所至願在於燃燈八關燃燈所以事佛八關所以事天靈及五嶽名山大川龍神也後世奸臣建白加減者切宜禁止吾亦當初誓心會日不犯國忌君臣同樂宜當敬依行之

 

훈요6

나의 소원은 연등과 팔관에 있는 바, 연등은 부처를 제사하고, 팔관은 하늘과 5(명산·대천·용신(龍神) 등을 봉사하는 것이니, 후세의 간신이 신위와 의식절차의 가감을 건의하지 못하게 하라. 나도 마음속에 행여 회일(會日)이 국기와 서로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니, 군신이 동락하면서 제사를 경건히 행하라.

 

其七曰

人君得臣民之心爲甚難欲得其心要在從諫遠讒而已從諫則聖讒言如蜜不信則讒自止又使民以時輕徭薄賦知稼穡之艱難則自得民心國富民安古人云芳餌之下必有懸魚重賞之下必有良將張弓之外必有避鳥垂仁之下必有良民賞罰中則陰陽順矣

 

훈요7

임금이 신민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우나, 그 요체는 간언을 받아들이고 참소를 멀리하는 데 있으니, 간언을 좇으면 어진 임금이 되고, 참소가 비록 꿀과 같이 달지라도 이를 믿지 아니하면 참소는 그칠 것이다.

 

, 백성을 부리되 때를 가려 하고 용역과 부세를 가벼이 하며 농사의 어려움을 안다면, 자연히 민심을 얻고 나라가 부강하고 백성이 편안할 것이다. 옛말에 향긋한 미끼에는 반드시 고기가 매달리고, 후한 포상에는 좋은 장수가 생기며, 활을 벌리는 곳에는 새가 피하고, 인애를 베푸는 곳에는 양민이 있다고 하지 아니하였는가. 상벌이 공평하면 음양도 고를 것이다.

 

其八曰

車峴以南公州江外山形地勢竝趨背逆人心亦然彼下州郡人參與朝廷與王侯國戚婚姻得秉國政則或變亂國家或銜統合之怨犯蹕生亂且其曾屬官寺奴婢津驛雜尺或投勢移免或附王侯宮院姦巧言語弄權亂政以致災變者必有之矣雖其良民不宜使在位用事

 

훈요8

차현(車峴) 이남, 공주강의 산형지세가 모두 본주를 배역해 인심도 또한 그러하니, 저 아랫녘의 군민이 조정에 참여해 왕후·국척과 혼인을 맺고 정권을 잡으면 혹 나라를 어지럽히거나, 혹 통합(후백제의 합병)의 원한을 품고 반역을 감행할 것이다.

 

또 일찍이 관노비나 진·(津驛)의 잡역에 속했던 자가 혹 세력가에 투신하여 요역을 면하거나, 혹 왕후·궁원에 붙어서 간교한 말을 하며 권세를 잡고 정사를 문란하게 해 재변을 일으키는 자가 있을 것이니, 비록 양민이라도 벼슬자리에 있어 용사하지 못하게 하라.

 

其九曰

百群僚之祿視國大小以爲定制不可增減且古典雲以庸制祿官不以私若以無功人及親戚私暱虛受天祿則不止下民怨謗其人亦不得長享福祿切宜戒之又以强惡之國爲隣安不可忘危兵卒宜加護卹量除徭役每年秋閱勇銳出衆者隨宜加授

 

훈요9

무릇 신료들의 녹봉은 나라의 대소에 따라 정할 것이고 함부로 증감해서는 안 된다. 또 고전에 말하기를 녹은 성적으로써 하고 임관은 사정으로써 하지 말라고 하였다. 만일 공적이 없는 사람이거나 친척과 가까운 자에게 까닭 없이 녹을 받게 하면 백성들의 원성뿐만 아니라 그 사람 역시 복록을 오래 누리지 못할 것이니 극히 경계해야 한다.

 

또 이웃에 강폭한 나라가 있으면 편안한 때에도 위급을 잊어서는 안 되며, 항상 병졸을 사랑하고 애달피 여겨 요역을 면하게 하고, 매년 추기 사열때에는 용맹한 자에게 마땅히 승진시킬지어다.

 

其十曰

有國有家儆戒無虞博觀經史鑑古戒今周公大聖無逸一篇進戒成王宜當圖揭出入觀省

 

훈요10

국가를 가진 자는 항상 무사한 때를 경계할 것이며, 널리 경사(經史)를 섭렵해 과거의 예를 거울로 삼아 현실을 경계하라. 주공(周公)과 같은 대성도무일(無逸)(안일, 방심하지 말라는 글) 1편을 지어 성왕(成王)에게 바쳤으니, 이를 써서 붙이고 출입할 때마다 보고 살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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