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4. 15:00ㆍ자작글/자작글

5시6분 첫기차는 오늘도 어김없이 덜그럭거리는 금속성의 소음을 내며 어둠속에 깊이 파묻혀있는 창동의 새벽을 뚫고 지나갔다. 새벽잠이 많은 사람들에겐 잠결에 기차가 지나가는 소음을 듣는것처럼 짜증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새벽잠이 없는 나에게 있어서 기차소리는 불협화음으로 만들어진 이단의 음악과 같이 항상 나의 감성을 자극하곤 한다.
한때 필자는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라도 하면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가방을 사는 묘한 습성에 빠져 있을때가 있었다. 날마다 시간만 나면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여행계획을 짜보기도 하고 인터넷의 검색을 통해 세계 도시들의 여행정보에 대해 읽어보고 다운을 받는 등 여행에 대한 내 나름대로 상상의나래를 펴곤 했다. 그런 나의 상상은 상상으로만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어 미지의 많은 도시들을 여행을 하기도 했고 최근처럼 그저 나의 상상으로만 남아 있게 된 적도 있었다.
여행을 하기 위해선 비행기,버스,승용차,기차 등 많은 교통수단들을 이용해야 하는데 여행에 있어서만큼은 기차만큼 잘 어울리는 교통수단은 또 없을 듯 싶다. 여행에서뿐만 아니라 이세상의 많은 시인들과 작가들은 기차에 대한 소재로 주옥같은 글들을 써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으며 많은 상상력을 키워주는 역활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기차는 금속성의 거대한 교통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괜히 가슴이 설레이고 쓸쓸함 마져 느껴지는 것 같다. 아마도 길게 이어지는 철로위를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기차의 모습이 이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선 언제든 이별을 하고 살아야만 하는 슬픈 운명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의 정서와딱 맞아 떨어져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지 않나 싶기도 하다.
기차는 철로위를 달리고 있는 기차 자체 뿐만 아니라 간이역과 같은 기차역, 역전광장, 프래트홈 심지어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들까지도 예술적 소재가 될 정도로 기차와 관련된 것들은 우리들의 감성에 애절함과 순수함을 선물해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소설,시 기타 많은 문학장르와 미술 사진 음악을 통해서 기차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대단히 많다. 그중 기차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영화들을 열거해보면(사실 전에 쓴 글에도 소개한 일이 있지만)
"비엔나를 거쳐 파리로 향하는 유럽 횡단열차안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감수성이 많은 '셀린느'와 순수청년 '제이'가 펼쳐놓는 하룻밤의 사랑을 통화처럼 아름답게 그려낸 '비포 썬라이즈(Before Sunrise)'
서로 각자 다른 삶을 독립적으로 살고 있는 세 사람이 만나 ‘상처’를 통해 서로에게 천천히 다가서면서 마음을 열어 친구라는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관객과 동화시켜 따뜻함을 섬세하게 엮어가고 있는 미국영화 역장을 뜻하는 '스테이션 에이전트 (The Station Agent)'
체코영화의 거장 이리멘젤감독의 작품이며 전쟁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전쟁보다는 캐릭터들의 사랑과 그들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보여줌으로써 삶의 웃음을 전해주는 영화이기도 한 '가까이서 본 기차 (Closely Watched Trains)',
은행강도인 '밀란'과 은퇴한 불어교사 '마네스퀴에'가 주인공으로 나오며 이들의 우연한 만남 속에서 극과 극으로 서로 다른 삶을 동경한다는 내용을 잔잔하게 그린 '기차를 타고 온 남자 (The ManOn The Train)',
일본에서 14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直木賞)' 수상작인 '아사다 지로'의 단편 소설 '철도원(鐵道員)'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 속에서 추억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 일본영화 '철도원 (Poppoya, 鐵道員: ぽっぽや)',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찾아나선 소년과 어느 노처녀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감명 깊게 그린 로드무비 '중앙역(Central Station)'
이밖에 안드로메다 행 기차를 알게 해주었고 철이와 메텔이 그 만화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왔던 불후의 명작 '은하철도 999(Galaxy Express 999)' 가 있다."
음악으로는
몇해전 드라마 '백야'에 삽입되면서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 메조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Agnes Balta)가 부른 '기차는 8시에 떠나네(To treno fevgl stis okto)' 우리들에겐조금 생소한 음악이긴 하지만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관광열차(Vergnügungszug)', 기차의 칙칙폭폭 소리를 묘사한 오네게르(Arthur Honegger)의 '태평양 231열차(Pacific 231),
문학작품으로는
'어떤 작품이 이거다' 하며 딱 꼬집어 낼수 없을 정도로 세상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문학작품속에는기차라는 교통수단이 꼭 등장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소설에는 연기를 풀풀내며 시베리아벌판을 횡단하는 기차가 자주 등장하는데, 아이러니칼하게도 그는 말년에 집을 나와방랑하다가 살아생전 그토록 좋아했던 기차역에서 객사했다고 하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있기도 하다.
아무튼 필자 또한 기차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한 여행시 기차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기억에 남는 기차여행이 있다면 작년 여름 동유럽여행시 프라하를 떠나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거쳐 인스브르크로 가는 '컴파트먼트(Compartment)'라고 불리우고 있는 6인용 객실이 있는 기차를 10시간이나 타고가며 나라마다 도시마다 다른 자연환경 낯선 건물 낯선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다보며 정말 알수없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
그처럼 기차여행을 좋아하고 있고 그런 기차가 지나가는 금속성의 덜그덕 거리는 소리를 새벽마다숙소의 침대위에서 커피를 마시며 들을수 있으며, 또한 기차와 관련이 있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니 이 무슨 기구한 인연인지 가만 보면 필자와 기차는 '레프 톨스토이'만큼이나 뗄레야 뗄수가 없는 그런 묘한 관계에 놓여있는 것 같다.
새벽 5시4분 소요산행 첫기차가 어둠속에 묻혀있는 강북 유일의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으로 둘러쌓여있는 한국의 인스브르크 마운틴 타운 창동의 역사주변을 가르며 천천히 지나가고 있다. 2010.09.03 09:52
To Treno Fevgi Stis Okto / Agnes Baltsa
To traino feygei stis ochto
Taxidi gia tin Katerini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Na mi thymasai stis ochto
Na mi thymasai stis ochto
To traino gia tin Katerini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Se vrika pali xafnika
Na pineis oyzo stoy Leyteri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Na cheis dika soy mystika
Na cheis dika soy mystika
Kai na thymasai poios tha xerei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To traino feygei stis ochto
Ma esy monachos echeis meinei
Skopia fylas stin Katerini
Mes tin omichli pente ochto
Mes tin omichli pente ochto
Machairi stin kardia soy ekeini
Skopia fylas stin Katerini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네.
https://youtu.be/kJQuWX9RRJ0?si=nq5GaXrfiBUfwp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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