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21. 17:37자작글/자작글

 

나는 똥손이다. 물론 손도 예쁘게 생기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40여년동안 건축업계에서 일을 해왔다. 물론 관리직 기술자기에 직접 손으로 일을 하는 기능공같은 기술자는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를 만능 맥가이버 칼 정도로 알고 있다. 이론과 실제는 다른데도 말이다. 

 

손재주가 많은 모친의 유전자를 받았으면 아마도 최악의 경우 목수나 금속 세공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해김가 70대손으로 부친의 유전자를 받다보니 아쉽게도 똥손이 되고 만거 같다.

 

내가 자주 듣는 소리가 '현장소장이 그것도 못해요' 라는 실망이 포함된 비난성 발언이다. 현장소장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기에 그런 소리를 하는거 같다. 

 

현장소장의 정식 법적 명칭은 '현장대리인' 이다. 현장대리인은 건설공사 현장에서 시공,품질,안전 등 기술관리 전반을 책임지고 수행하도록, 건설업자가 현장에 배치,신고하는 현장 책임 기술자를 말한다. 즉 발주처에 착공계를 제출할 때 신고된 공사 책임자로서 대외,대내 서류 및 현장 운영을 회사대신 책임지는 역활을 하는 직책인 것이다.

 

또한 일정 자격 라이센스가 있어야 현장대리인으로 채용되어 현장대리인직을 수행할수 있다. 기술인들은 크게 초급, 중급, 고급, 특급 기술자로 구분되어 있다. 기술자라고 해서 모두 현장대리인을 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등급에 따라 법에 명시된 일정한 건설규모의 현장대리인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기능인과 기술자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기능인은 그야말로 맥가이버칼처럼 직접 그들의 손과 장비로 만들고 고치는 기술자들이고 우리같은 관리직 기술인들은 서두에 언급한거처럼 현장 전반의 공정관리,안전관리, 품질관리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자들인 것이다.

 

철저한 감독과 관리를 통해서 현장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이 바로 나같은 기술인들의 업무인 것이다. 그래서 똥손이라 할지라도 업무를 수행할수 있다. 쉽게 말해서 손으로는 못하지만 머리로는 할수 있는 기술자라는 뜻이다.

 

나는 문을 고치는 사람도 아니고 전기공사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배관을 고치는 사람도 아니고 벽돌을 쌓는 사람도 아니고 더더욱 가전제품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니 제발 나에게 고쳐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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