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18. 09:40ㆍ자작글/자작글

잿빛하늘 우중충한 세상속으로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 물론 짙은 안개는 아니지만 남미의 페루,에콰도르,칠레의 해안가에서 몇달동안이나 내린다는 카만차카(Camanchaca)라고 불러도 될 만한 그런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 새로운 주를 여는 첫요일인 월요일 그것도 9월 첫 월요일부터 펼쳐지고 있는 풍속도치고는 너무나 을씨년스러운 것 같다.
얼굴 부위부터 온몸으로 천천히 젖어드는 안개비의 습기가 왠지 싫지만은 않고 주변을 돌아보니 내얼굴뿐만 아니라 식당옆 작은꽃집에 진열되어 있는 화초들까지도 어느새 촉촉한 안개비에 젖어있었다.
안개비를 보고 그리고 온몸으로 맞고 있다보니 문득, 영국의 런던에 머물고 있던때 런던의 상징 국회의사당인 빅벤을 끼고 천천히 흐르고 있던 연녹색의 템즈강 강가에서 만났던 짙은 안개비가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때 나는 날마다 짙게 내리는 안개비를 맞으며 '몇달동안 이곳에 살게 된다면 어쩌면 우울증을 걸릴지도 모르겠다.' 라는 걱정을 해본적이 있을 만큼 런던의 안개비는 일주일 내내 그치지 않고 내렸으며 습기때문이였을까 기분마져도 우울모드의 연속 정말 힘들었던 도시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어느날 런던시내를 함께 거닐고 있던 런던에 살고있던 친구는 다음과 같은 자조섞인 말로 영국인들의 양면적인 심성에 대하여 피력을 하기도 했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 왜 훌리건 같은 나쁜 사람들이 존재하는지 모르지 영국은 그야말로 신사의 나라지만 그들의 내부엔 또 다른 나쁜 모습을 지지고 있기도 해 훌리건 같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마도 영국의 표현할수 없는 기분 나쁜 날씨가 영국인들이 '치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두가지의 얼굴을가지게 한 원인이기도 할꺼야 '
덧붙혀서 '유럽에 살고 있는 백인들은 아마도 피부에 곰팡이균이 살고 있을지도 몰라 피부가 하얀색이라서 이뻐보이는 거지 가까이에서 보면 백인들이 피부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야 기미 주근깨 솔직히 만지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거칠기 짝이 없다니까'
안개비같이 습기많은 날들이 계속되는 런던같은 날씨는 착한심성의 인간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그리고 그 우울은 착한심성을 무너트리기도 하는 그런 원인이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잿빛구름이 걷히고 해만 반짝 났다 하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공원이든 거리든 웃통을 활짝 벗어제끼고 햇빛사냥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로 런던시민들이다.
그러고 보면 4계절이 또렷하고 아름답고 고운 햇살을 많이 접하며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얼마나 행운아인지 모른다. 또한 어쩌다 만나게 되는 안개비는 런던시민들을 '치킬박사와 하이드'로 만들곤 하는 우울한 비가 아닌 그야말로 낭만적인 비로 느낄수 있으니 그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간혹 거리에서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거친일을 할때 끼우던 '토시'라고 불리우는 것을 팔목에 끼고 얼굴의 반쯤은 가릴수 있는 넓은 채양으로 되어있는 모자와 더더욱 징그러운 외계인같이 얼굴에 이상한 가면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데 물론 '자외선은 피부를 상하게 하며 노화를 촉진시킨다' 라는 학설에 동감을 하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그렇다하더라도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그리 크지도 않은 지구촌에서 햇살아래 어떤이들은 벗어제끼고 어떤이들은 온갖 방법을다 동원하여 감추기에 바쁘고 이 얼마나 아리러니칼한 세상인지 모르겠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살고있는 이땅에는 여전히 잿빛하늘아래 우중충한 세상속으로 카만차카같은 촉촉한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