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중독

2025. 12. 18. 09:49자작글/자작글

 

나는 여러종류의 가방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인터넷이나 홈쇼핑 혹은 길거리에서 가방을 보면 왜 그렇게 군침이 돌며 사고싶다는 충동과 함께 참을수 없는 지름신이 찾아오는지 어느땐 '이거 혹시 고칠수 없는 불치의 지병이라도 걸린거 아냐' 라는 생각에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

 

생각해보니 가방에 대한 나의 욕심은 오래전 사업실패 후 나의 모든 것들이 황폐해지던 시절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아마도 빛쟁이들을 피해 혹은 내주변에 있는 지인들을 피해 어디론가로 도망가고 싶다는 잠재의식이 짐을 싸기위한 가방쪽으로 필이 꽂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만다리덕 케리어에서 시작하여 기내용 샘소나이트 케리어, 무크 보스턴백, 끌랑이라고 불리우는 케리어식 백팩, 뤼이뷔똥과 켈빈크라인 크로스백, 카메라 배낭, 등산용가방서류가방 등등 종류만 해도 10개 이상은 족히 되고도 남을 듯 싶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필리핀 영부인 출신 이멜다는 수백개의 명품구두로 빈 마음을 채웠다면 나는 명품을 포함한 20여개 이상의 가방으로 불안한 마음을 채우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내가 부자였다면 100여개 이상의 가방을 사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이 된다.

 

솔직히 나는 새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비싼 옷을 구입하더라고 일단은 세탁을 한 후에 옷을 입었으면 입었지 지금까지 세탁을 하지 않은 새 옷을 사자마자 입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을 정도로 새 것 기피증이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가방만큼은 제외다.

 

새 가방은 무조건 좋으며 구조적으로 편리하게 만들어진 가방이든 형태학적으로 특이한 가방이든 내 눈에 띄이면 필이 꽂히고 어떤방법을 동원해서든 꼭 구입을 하고 만다. 그러나 신기한 일은 그렇게 하여 많은 가방을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어떤 명품가방이든 한번 사용하고 나면 두번째부터는 그 가방을 다시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는 사실이다.

 

그 뿐만 아니라 메일로 날아온 인터넷쇼핑의 안내광고에 새로운 형태의 가방이 보이면 당장 사고 싶다는 충동에 쩔쩔매곤 한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어느땐 가방을 사고싶다는 구매 충동에 가슴이 떨릴 정도로 묘한 흥분까지 하는 믿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제 생활도 안정이 되었고 명품가방을 포함하여 각종 형태의 가방을 10개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일인데여전히 새로운 가방만 보면 군침을 흘리며 심한 구매충동에 시달리고 있다니 가끔은 쇼핑중독에 걸린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정신과 치료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나는 메일함에 날아와 있던 '인터파크'의 쇼핑몰 안내광고 메일을 열고 새로 나온 '니콘카메라 크로스백' 을 과감하게선정하여 구매신청을 하고 곧바로 인터넷뱅킹으로 물건값을 쏘고 말았다.

 

왜 그럴까. 왜 가방만 보면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처럼 구매충동이 생기는걸까.  이건 중독이다. 아니 병이다. 그것도 불치의 지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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