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1월1일 붉은말띠 병오년의 첫날

2026. 1. 1. 07:13프롤로그

 

2026년1월1일 붉은말띠 병오년의 첫날이다. 해가 바뀌었음에도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저 머리속은 무념무상의 백지상태다. 새벽4시쯤에 잠에서 깨어나 머그잔 가득 달콤쌉싸름한 새벽커피를 담아 마시며 습관처럼 컴퓨터앞에 앉아 별 관심도 없는 세상의 이야기들을 건성으로 훑어보고 내가 살았던 어제라는 하루의 흔적에 대해 일기를 쓰듯 내가 찍은 사진과 어설픈 글들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지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그제 어제 아니 삼백육십오일동안 해왔던 일상과 별반 다름이 없다.

 

크리스마스 혹은 어제 한해의 마지막날이나 오늘같이 새해첫날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크든 작든 오늘을 기념하고자 무엇인가 하려고 했던 소년같은 낭만이 이제는 사라져버렸다. 몇년사이에 내안으로 잉크처럼 조금씩 스며들어온 그런 작금의 변화들을 솔직히 나이탓으로 돌리고 싶지 않지만 이제는 내 자신마져도 이유도 없고 이유도 알수없는 일들에 의해 조금씩 무너져 버리는듯한 느낌에 어쩌면 나이탓도 있겠구나 스스로 인정하게 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거 같다.

 

그래서일까 어쩌다 길거리에서 혹은 업무상 소통에서 보거나 만나게되는 젊은 친구들을 볼때마다 그들이 소유하며 누리고 있는 빛나는 청춘이 정말 부러울때도 있다. 물론 젊은 그들이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예전에 나도 걸어보았던 화양연화같은 길이다. 그런 젊은 친구들이 한없이 부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그시절로 돌아가고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내가 걸어왔던 길이 결코 화려하거나 행복이 넘쳐나는 그런 빛나는 길은 아니였다.

매순간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걷는 낯선길이였고 내가 선택해서 걸어야 했던 초행길이였기에 그 길이 비록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고 산전 수전 공중전을 치뤄내야할만큼 험한길이였다 해도 그 모든 것들이 내 스스로가 만들어낸 삶이였기에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거울앞의 나의 모습이 백발과 함께 점점 노인으로 변해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 가장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점점 늙어가고있는 외모의 변화보다도 내가 가지고 있었던 많은 순수한 소년같은 아름다운 감정들이 점점 사라져버리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수명을 늘리는 불노초같은 만병통치약보다 감정의 변화를 유지시켜줄수 있는 그런 만병통이약이 있다면 참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붉은 말띠 병오년의 새해가 밝았다. 붉은 말띠에 태어난 나는 아니지만 내가 태어난 해의 하얀 양띠의 모습으로 오늘 하루만큼은 세파에 찌든 모든 일상들을 잠시 접어두고 새마음 새뜻으로 지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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