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5. 09:34ㆍ자작글/자작글

나는 멸치에 대한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뿐만 아니라 멸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작년초쯤인가 허리부분의 엑스레이를 찍은 일이 있었는데 S자로 휘어져 있던 등뼈의 필림을 보고 있던 의사샘께서 '골격의 폼은 20대네요 그런데 문제는 속이 좀 비었어요 골다공증의 증세가 보이니 멸치 같은 칼슘이 들어있는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이렇게 말을 하는 거였다.
의사샘의 그런 심각한 말에 행여 나이 먹으면 보행을 위해 유모차를 끌고 다니시는 할머니들처럼 허리가 굽는 것은 아닐까 하여 마트에 갈 일이 있으면 잊지 않고 조림용 멸치를 구입하여 가끔 약용으로 꺼내 먹곤 했는데 오늘 마침 숙종의 간택을 받은 동이처럼 멸치 또한 오늘의 디너만찬의 주요 반찬으로 간택이 된 것이였다.
멸치,,,!!!
모친의 말씀에 의하면 필자의 어린시절 필자가 멸치의 눈을 유난스럽게도 무서워 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어른이 되어있는 지금도 멸치머리의 반은 차지하고도 남을 휑한 멸치눈을 보고 있노라면 솔직히 좋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렇게 멸치는 혐오식품과 함께 가까이 하고 싶지 않는 것들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구입하자마자 제일먼저 하는 일은 멸치머리부분을 떼어내 버리는 일이며 머리부분이 없는 몸통부분만 락에락 프라스틱 보관통에 넣어 보관하고 있기도 하다.
어느날 멸치가 들어가는 찌게를 먹으며 찌게속에 있던 멸치를 골라 휴지에 버리는 것을 보고 있던 딸래미는 '아빠는 왜 몸에 좋은 멸치를 그렇게 건져내서 버려,,,' '응,,,아빤 멸치가 별로더라구,,,''할머니한테 들은 이야긴데,,,아빠는 멸치를 무서워 한다면서,,,멸치를 왜 무서워 해,,,내가 보기엔 나름 귀엽기만 하구만,,,참 독특한 아빠야,,,'
그렇다. 가만히 살펴보면 볶음용 멸치같이 작디작은 멸치들에게선 솔직히 귀여운 부분도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까지도 멸치에 대해서는 어린시절에 잠재되어 있던 거부감 때문인지 솔직히 친밀감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멸치 즉 엔그라우리스 자포니카(Engraulis japonica)에 대해 백과사전학적으로 설명해보면 '멸치란 경골어강(Osteichthyes) 청어목(Clupeiformes) 멸치과(Engraulidae)에 속하는 해산어류이다.' 라고 되어있다. 한국의 전연안에 분포하나 통영·추자도 연안에서 특히 많이 나며 서해로 평안북도 연안까지, 동해안은 강원도 통천까지 많이 난다고 한다. 사할린 연안에서 일본 남부, 타이완, 중국 남부까지 분포해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경골어강이란 뼈의 일부 또는 전체가 딱딱한 뼈로 되어 있어 이런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다. 물에서 육지로 이동한 최초의 척추동물의 조상이며, 현재 우리가 말하는 물고기들의 조상이라고 한다. 또한 청어목란 청어, 준치, 전어, 물멸, 멸치, 정어리 등 5개 과의 300여 종이 속해있는 조기어강의 한 목이라고 한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멸치라는 영어표현에 일본어인 자포니카(Japonica)라는 단어가 뒤에 붙어있는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코리아카(Koreaca)'를 붙히면 어디가 덧나나
아무튼 멸치는 내 어린시절의 한페이지에 부끄러운 추억을 남겨놓게 해 주기도 했던 칼슘이 듬뿍 들어있는 묘령의 작디작은 마른생선이기도 하다. 문득, 아이러니칼하게 멸치 다시를 맛있게 만들어 그것도 아주 싼 가격으로 국수를 말아 팔던 천안에서 아산을 빠져나가는 국도변에 있는 '잔치국수집'의 국수가 머리속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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