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

2025. 11. 24. 23:53자작글/자작글

 

결혼을 하고 1년만에 딸래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예쁜 아이로 내곁으로 왔다. 그 아이를 처음 만나는 날 신생아 운반수레에 누워 눈을 감은체 비죽 비죽 배냇짓을 하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천사가 있다면 저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거 같다.

 

그렇게 나에게 와 준 하나밖에 없는 딸래미는 자라면서 단한번도 속을 썩이거나 다른길을 걸어본적이 없는 그야말로 착하고 예쁜 아이였다. 물론 아빠인 나도 그아이에게 큰소리를 낸다거나 사랑의 매를 단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다. 

 

지금까지도 나는 어린시절의 딸아이의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애가 오랫동안 사용했던 빈키(Binkie) 즉 쪽쪽이(공갈젖꼭지) 그리고 애지중지하던 스머프 인형 그런 현상을 학문적으로는 블랭킷 증후군이라고 하지만 아무튼 그 쪽쪽이와 인형을 입과 손에서 놓지 않고 늘 물고 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물론 무남독녀 외동딸이라서 더 엄마 아빠 외 그 아이가 소유할수 있었던 유일한 그런 물품에 집착을 더 많이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월이 흘러 이제 천사같던 그 아이는 불혹의 멋진 미즈가 되어있다. 지금은 불혹의  딸래미가 조금씩 어렵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솔직히 전화를 걸고 싶어도 망설이다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는 딸래미가 어렸을때 처럼 아빠와의 관계가 친구처럼 될 수는 없음을 알면서도 어느땐 서운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그것은 그 아이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라 속절없이 가버린 세월에 대한 아쉬움이 더크다. 내 삶이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이유도 있지만 바쁘다는 핑게로 딸래미와 추억을 만들지 못한 게 제일 안타깝다. 그시절로 다시 돌아갈수는 없고 그저 그 아이를 묵묵히 지켜보며 속으로나마 표시가 나지않게 사랑해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될 시기에 와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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