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24. 22:33ㆍ자작글/자작글

한때 나의 별명이 흰머리소년이었다. 약간의 동안이기도 했지만 유전학적으로 흰머리가 많아서 그런 별명이 붙기도했지만 그보다는 나의 패션감각이며 헤어스타일등 모든 생활방식이 꼰대스럽지 않고 소년같아서 그렇게 불려졌던거 같다. 어찌보면 철이 덜 들은 탓이 더 크게 작용했으리라 생각된다.
몇해전 우연히 대학동창녀석을 만난적이 있다. 삼십년만에 만난 그 친구는 머리가 많이 빠져 시쳇말로 빛나리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만나자 마자 그친구가 나를 보고 대뜸 한다는 말이 '넌 변한게 별로 없는거 같구나. 머리카락도 대학다닐때 처럼 장발 그대로구 옷입은 것도 그대인거 같구,,,똑같네 똑같아 변한게 없어 변한게'
사실 나는 독한 빛나리 유전자를 지닌 친가쪽이 아닌 외탁을 하는 바람에 이 나이에도 여전히 삼손의 머리카락이라고 불리우는 웨이브 고운 곱슬머리 장발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처음 만나거나 오랫만에 만나는 거래처 분들이나 지인들은 나이를 10살 정도 적게 봐주는 경향이 있는 같다. 그 말에 좋아해야 하는게 맞는것인지 아닌지 헤깔릴때도 있다. 왜냐하면 남자는 제 나이때의 모습으로 살아가는게 가장 멋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가끔 10살이나 띠동갑정도 아래인 직원들과 식당에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음식을 연장자인 나부터 가져다 주는게 아니라 유난히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는 직원에게 먼저 가져다 주기때문에 어느땐 솔직히 기분이 상할때도 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렇게 타고났으니 내 스스로 울퉁불퉁한 감정을 죽이고 슬기롭게 극복해야지 굳게 마음 먹으며 즐겁게 그 상황을 즐기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아무튼 성인병없이 건강한 동안의 모습인 흰머리 소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지루한 고령화의 시대에서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른다. 사회적으로나 무엇으로나 내나이보다 10여년 정도의 덕을 보고있으니 이런 유전자를 물려주신 조상님께 어찌 감사의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김해김씨의 시조이신 가야국의 김수로왕과 고려시대 판도판서공휘관파를 만드신 김관 할아버지 이어 삼현파의 파시조 김일손 할아버지 그리고 고조부님 조부님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의 큰절을 올려본다.
그러나 얼떨결에 방부제를 뒤집어 쓰고 태어난 을미생 흰머리소년도 손살같이 달아나는 세월 앞에서는 어쩔수없는지 천천히 소리도 없이 그러나 지속적으로 익어가고 있는듯 싶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겉모습뿐만 아니라 의식이나 가치관까지 변하지않을 수는 없겠지만 꼬부라져 지팡이를 잡기 전까지는 어렵게 얻은 흰머리 소년이라는 타이틀을 쉽게 반납하고 싶지는 않다.
흰머리 소년에 대한 노래는 아니지만 어감상 비슷한듯 하여 예전에 많이 불려졌던 둘 다섯이라는 뚜엣가수가 부른 긴머리 소녀라는 노래를 들으며 쑥스럽기는 하지만 흰머리 소년으로 개사를 하여 나즈막히 불러보며 쓸데없이 상기된 감정을 추스려본다. 열혈 파파폴 화이팅~!!!
긴머리 소녀(흰머리 소년) / 둘 다섯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 달처럼 탐스런 하얀 얼굴
우연히 만났다 말없이 가버린 흰머리 소년아
눈먼 아이처럼 귀먼 아이처럼
조심 조심 징검다리 건너던
개울건너 작은집에 흰머리 소년아
눈감고 두손모아 널위해 기도하리라
눈먼 아이처럼 귀먼 아이처럼
조심 조심 징검다리 건너던
개울건너 작은집에 흰머리 소년아
눈감고 두손모아 널위해 기도하리라
널 위해 기도하리라
https://youtu.be/m_ZC-kmGMD8?si=RfxmgPSqb0hDF3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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