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신경림 시인 별세…향년 88세
2024. 5. 22. 13:48ㆍ에필로그
시집 ‘농무(農舞)’ ‘가난한 사랑 노래’ 등으로 잘 알려진 한국 문단의 거목 신경림(본명 신응식) 시인이 2024년5월 22일 암으로 투병중 향년 88세로 별세하셨다. 어이없게도 나는 오랫동안 이분이 여성시인인줄 알고 지낸적도 있었던거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난한 사랑노래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서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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