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29 지나온 것

2023. 3. 26. 10:09자작글/일기

새로운 책을 출판하기 위하여 예전에 써놓았던 글들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세월이 지난 지금에 읽어보니 엉성한 문맥하며 초라한 언어들이 나를 많이 부끄럽게 만드는 것 같다.

 

글이란 감정에 치우쳐서 쓰다 보면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는 웃기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나보다. 글을 쓸때는 그 감정에 몰입되어 깊이 빠져드는 바람에 그 오류를 몰랐지만 지금 냉정을 찾고 다시 읽어보니 하나같이 졸작에 불과한 듯 싶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 다시 쓰고도 싶지만 그럴수는 절대 없는일이고 그때의 감정을 되살려보려고 애를 써보만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그처럼 지금 생각해보면 별일도 아닌 일들이 그때는 뭐가 그리 심각하고 크게만 느껴지고 그러던지 다시 한번 내 자신을 추슬러보며 앞으로 글을 쓸때는 심사숙고하여 더 성숙해진 감정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사람살이의 관계에서도 글과 마찬가지 일 것이다.

 

어쩌다 맺어지는 우연한 인연이라든가 아니면 어떤 필요 상황에 맺어지게 되는 인간의 관계들이 사람살이라는 공동체안에서 어쩌면 그것들은 공기처럼 익숙해져있는 그런 만남들이기에 우리들 스스로 아무렇지도 않게 취급되어 소홀히 대하기 쉽겠지만 결코 그렇게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언젠가 그 것들은 우리들의 인생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들 의식속에 역사처럼 영원히 남게 되는 것이기에 언젠가는 가슴을 치고 후회할 날도 올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아무튼 까맣게 잊은체 살고 있었던 빛바랜 글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내 생의 역사에 대한 흔적같은 추억을 회상해 본다는 것은 비록 그것이 아픈 얼룩으로 하여 나의 가슴에 아프게 남아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내가 기억할 수 있음에 행복하기도 한 것 같다.

 

그렇듯 추억이라는 것이 우리들 생속에서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아보는 아침에 내가 홀로 나의 빈 책상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자작글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 April 2003 Amsteradm  (0) 2023.03.31
2007-03-20 22:31:59 부친베드로 영결미사  (0) 2023.03.26
2007.03.25 모친의 휴대폰  (0) 2023.03.26
2007-03-24 부친의 유품  (0) 2023.03.26
2007-03-21 07:05:36 아버지의 자리  (0) 2023.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