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선생님 생가 - 홍성군 - 충남

2023. 8. 24. 07:56국내여행/충청도

 

충남 홍성군 결성면 만해로318번길 83에 위치하고 있는 만해 한용운선생생가터는 승려이면서 독립운동가였던 한용운 선생이 태어난 집이다. 3·1운동때는 33인의 한사람으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하였고, 시집 님의 침묵을 출판하여 저항문학에 앞장섰다. 또한 불교의 대중화와 독립사상을 고취하는데 힘썼으며, 불교의 항일단체인 만당사건(卍黨事件)’의 배후자로 검거되는 등 불교의 대중화와 일제에 저항하는 민족정신 고취에 힘썼다. 1944년 6 69세의 나이로 서울 성북동 심우장에서 별세했다.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