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풍욕장 - 보령
2023. 9. 27. 22:56ㆍ국내여행/충청도
보령냉풍욕장의 옛 이름은 옛 영보탄광 대본갱이다. 1948년 본격 개발돼 한때는 연간 국내 석탄 생산량의 약 10%인 150만톤을 채탄했으나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조처로 1992년 폐광됐다. 보령시 조사를 보면, 폐갱구는 126곳이며 이 가운데 22곳에서 여름이면 찬바람과 찬물이 나온다. 폐광된 뒤 이곳은 보령시 농업기술센터가 양송이버섯 시험 재배지로 활용했다.
폐광의 굴에서 찬바람이 부는 시기는 4~10월이다. 냉풍욕장은 폐광의 입구에서부터 터널을 만들어 놓은 형태로 여름철이면 12~14℃ 정도의 찬바람이 시원하게 나온다. 게다가 밖의 날씨가 더우면 더울수록 기온 차로 인하여 풍속이 더 세어진다. 냉풍욕장의 바람은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대류현상 때문에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바깥 기온이 높을수록 냉풍욕장의 바람은 더욱 세차지며,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에어컨이 된다.
냉풍욕장의 폐광의 갱도는 지하로 수백에서 수천 m까지 이어져 있다. 이러한 폐광의 갱도에서는 서늘한 바람이 외부로 분출되는데, 이 냉풍을 온몸으로 맞으면 아무리 기승을 부리는 삼복더위라도 단숨에 사라진다. 산중턱에 자리잡은 냉풍욕장의 입구에 들어서면, 외부 기온이 30℃를 넘어서도 실내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50m쯤 기다란 실내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한여름의 무더위 대신 뼛속까지 스며드는 서늘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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