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사에 대해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거 같다. 살아오면서 늘 외로움에 지쳐있던 나를 위로해 주던 문학도, 비어있던 삶을 채워주던 사진찍는일도, 부평초처럼 떠돌던 역마의 살을 잠재워주던 해외여행도 이제는 내 삶의 흔적으로만 존재하고 있을 뿐 더 이상은 나를 부추키거나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하고 있는거 같다. 나이가 드니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영혼의 세계까지도 퇴색해버려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하여 지금의 삶을 경시하거나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행을 통해 득도한 도인도 아니면서 이처럼 무념무상의 경지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조금 의아스럽고 서글플 뿐이다.
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