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수덕사 - 예산군 - 충남

2023. 10. 18. 17:40창작사진/꽃 나무 식물 단풍 숲

 

/ 안도현

 

바람으로 뱉어 내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이

몸속에 있기 때문에

꽃은, 핀다

 

솔직히 꽃나무는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게 괴로운 것이다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

이것은 터뜨리지 않으면 곫아 썩는 못난 상처를

바로 너에게 보내는 일이다

 

꽃이 허공으로 꽃대를 밀어올리듯이

그렇다 꽃대는

꽃을 피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사랑이여, 나는 왜 이렇게 아프지도 않는 것이냐

 

몸속의 아픔이 다 말라 버리고 나면

살아 남으려고 밤새 발버둥을 치다가

입 안에 가득 고인 피,

뱉을 수도 없고 뱉지 않을 수도 없을때

꽃은,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