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능길 - 태능 - 노원구 - 서울시

2024. 2. 2. 12:38창작사진/풍경 들판 길 논 밭

 

나는 프라타너스를 너무 좋아한다. 어린시절 살았던 충청도 어느 작은 도시엔 잘 만들어진 도로와 함께 길가 가로수가 프라타너스 나무로 심어져 있었다. 하늘높이 올라간 키 큰 나무와 유난히도 넓은 잎새는 어린 나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히 풍요로운 나무였던거 같다. 회갈색으로 얼룩달룩한 나무둥치는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수십년이 흐른후 우연히 그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고 있는 프라타너스 가로수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없고 다른 나무로 심어져있었다. 프라타너스의 넓은 잎새들때문에 간판이 가리거나 건물이 가리는 바람에 싹둑 베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짐작만 해볼뿐이다. 

 

아무튼 그 프라타너스를 다시 본 것은 육사로 가는 태능길이였다.  물론 이 사진도 20년전에 찍은 사진이라 지금도 이길이 이모습을 지니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프라타너스 /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