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 김재곤
2024. 4. 12. 07:08ㆍ자작글/자작시
밤바다 / 김재곤
어설픈 잠결에
푸른 돛대를 꿈꾸다
얼핏 깨어나
창밖을 바라다 보니
원시의 시간속에서
세찬 밤바람은
시린 별빛을 흩으려
검은 바다에 던지고
하늘끝에 걸린 초승달은
나를 비웃기나 하듯
창백하게 웃고 있었다
불을 끄고 어둠속에서
눈을 감은체
문틈으로 귀 기울이니
하얀이를 들어내며
죽일듯 달려들던 파도
부서져버린
자폐의 쉰 소리만
밤새도록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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