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內 / 白 樂 天

2023. 3. 12. 16:26카테고리 없음

增內

 

生爲同室親

생위동실친

死爲同穴塵

사위동혈진

他人尙想勉

타인상상면

而況我與君

이황아여군

黔婁固窮士

검루고궁사

妻賢忘其貧

처현망기빈

缺一農夫

기결일농부

妻敬儼如賓

처경엄여빈

陶潛不營生

도잠불영생

翟氏自

적씨자찬신

梁鴻不肯仕

양홍불긍사

孟光甘布裙

맹광감포군

君雖不讀書

군수불독서

此事耳亦聞

차사이역문

至此千載後

지차천재후

傳是何如人

전시하여인

人生未死間

인생미사간

不能忘其身

불능망기신

所須者衣食

소수자의식

不過飽與溫

불과포여온

蔬食足充饑

소식족충기

何必膏梁珍

하필고량진

繒絮足禦寒

증서족어한

何必錦繡文

하필금수문

君家有貽訓

군가유이훈

淸白遺子孫

청백유자손

我亦貞苦士

아역정고사

與君新結婚

여군신결혼

庶保貧與素

서보빈여소

偕老同欣欣

해로동흔흔

 

白 樂 天

 

아내에게

 

살아서는 한 방에서 사랑하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리라

다른 사람도 부부의 도를 지키는데

하물며 그대와 나는 더 할 나위 있겠는가 ?

검루는 가난한 선비였으나

현명한 처는 가난을 잊었고

기결은 한낱 농부였으나

처는 그를 귀빈처럼 공경했고

도연명은 생계를 못 꾸렸으나

부인 적씨는 스스로 살림 꾸렸고

양흥은 벼슬살이 물리쳤으나

그의 처 맹광은 베옷에 만족했네

그대 비록 책은 읽지 못했어도

귀로는 들어 알고 있으리라

천년이 지난 오늘에

그들이 어떠한 사람이라 전하는가를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있는 동안은

육신의 존재를 잊을 수는 없어

배를 채우고 몸을 가리기 위해

먹고 입어야 하지만

배고픔은 나물로 때우면 그만이지

어찌 기름진 음식이 필요하며

거친 솜옷으로 추위만 막으면 되지

어찌 비단 옷에 무늬가 필요하겠는가

그대 집에 내려오는 가르침에도

청렴결백을 자손에게 전하라 하였으니

나 또한 고지식한 선비로서

그대와 부부가된 이상에는

모쪼록 가난과 소박함을 지키어

기쁜 마음으로 부부 해로하리라

 

백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