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31. 19:59ㆍ자작글/일기
엇저녁 활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스며들어오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새벽의 엷은 어둠과 잠들어 있는 나를 깨운다. 새벽 4시쯤인가 문득 서늘한 기온에 홑이불을 온몸에 감싸는 것으로 그 서늘한 기온을 피하긴 하였지만 아직은 여름에 대한 불신이 나의 무의식속에 남아있어서였는지 선뜻 더위을 피하고자 활짝 열어놓은 창문을 닫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지금 잠에서 깨어 있는 중에 있다. 엇저녁에는 잘 사용하고 있던 디카를 컴에 연결하니 자꾸만 다운이 되었다.
컴을 잘못 건드려 모니터 화면이 갑자기 파란색으로 바뀌어버리는 황당함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그 상황을 잘 이해 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어젯밤 내내 불안하기만 하던 내 컴퓨터는 그만 글을 쓰고 있는 중에 다운이 되고 말았다.
컴상태가 꺼지지도 켜지지도 않는 그런 애매모호한 상태의 컴상태가 되어버리자 얼마나 답답하기만 하던지,,,아무런 대책이 없는 그 답답함으로 인해 말로는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것 같다.
할수없이 전원스위치를 꺼버리는 것으로 그 불안한 상태를 벗어나긴 했지만,,,참 아쉽기만 하다. 못다한 이야기들이 참으로 많았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컴에 연결되어 있었던 디카의 연결선들을 뽑아 버리고 다시 컴을 켜니 모니터 화면에서 컴 저혼자서 한바탕 복잡한 과정을 연출하더니 다행히 컴이 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아나로그세대의 사람이 디지탈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적지않은 시행착오를 반드시 감수해야 한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속수무책이 될수 밖에 없는 그 막막하기만 한 답답함 앞에서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의 무력함에 그저 작은 절망을 느끼게 되는 것도 같다.
깨알같은 글씨로 인쇄가 되어있는 두툼한 제품 메뉴얼이 첨부되어 있어 그메뉴얼을 뒤적거려 보지만 그 뜻은 고사하고 그 설명의 취지에 대한 판독마져도 그렇게 쉬운것은 아닌것 같기에 눈만 껌뻑거리다가 그 메뉴얼 책을 그냥 책상에 던져 버리고 마는것 같다.
예전에 가전제품이 속을 섞이기라도 하면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는 것으로 하여 다시 사용할수 있게 되는 경우처럼 컴퓨터를 끄고 디카의 연결선을 뽑아버린 것만으로 이렇게 아무 문제 없이 평상시대로 컴을 사용하게 될 수 있게 된 것에 대하여 안도의 한숨을 쉬어보기도 한다.
때론 무대뽀가 통하기도 하는 기가 막힌 아이러니에 쓴웃음을 지어보는 아침이다.
'자작글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5-08-12 07:07:37 비개인날 (0) | 2023.03.31 |
---|---|
2005-08-11 07:08:22 온양온천 (1) | 2023.03.31 |
2005-08-09 07:43:59 자폐의 세상을 평정하다 (0) | 2023.03.31 |
26 April 2003, Amsterdam (0) | 2023.03.31 |
16 April 2003 Amsteradm (0) | 2023.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