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31. 05:21ㆍ국내여행/경상도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 이황(李滉), 1565년
제1곡
이런들 엇더하며 뎌런들 엇더하료.
초야우생(草野遇生)이 이러타 엇더하료.
하말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텨 므슴하료.
제2곡
연하(煙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사마,
태평성대(太平聖代)에 병(病)으로 늘거가뇌.
이 듕에 바라난 일은 허므리나 업고쟈.
제3곡
순풍(淳風)이 죽다하니 진실(眞實)로 거즛마리.
인성(人性)이 어지다 하니 진실(眞實)로 올한 말이.
천하(天下)에 허다 영재(許多英才)를 소겨 말삼할가.
제4곡
유란(幽蘭)이 재곡(在谷)하니 자연(自然)이 듯디 됴해.
백운(白雲)이 재산(在山)하니 자연(自然)이 보디 됴해.
이 듕에 피미일인(彼美一人)을 더옥 닛디 몯하얘.
제5곡
산전(山前)에 유대(有臺)하고 대하(臺下)애 유수(流水)ㅣ로다.
떼 만흔 갈며기난 오명가명 하거든,
엇더타 교교백구(皎皎白駒)난 멀리 마음 하는고.
제6곡
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애 월만대(月灣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람과 한 가지라.
하믈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아 어늬 그지 이슬고.
제7곡
천운대(天雲臺) 도라드러 완락재(玩樂齋) 소쇄(蕭灑)한듸,
만권 생애(萬券生涯)로 낙사(樂事)ㅣ 무궁(無窮)하얘라.
이 듕에 왕래 풍류(往來風流)를 닐러 므슴할고.
제8곡
뇌정(雷霆)이 파산(破山)하야도 농자(聾者)는 몯 듣나니.
백일(白日)이 중천(中天)하야도 고자(瞽者)는 몯 보나니.
우리는 이목 총명(耳目聰明) 남자(男子)로 농고(聾瞽)갇디 마로리라.
제9곡
고인(古人)도 날 몯 보고 나도 고인(古人)을 몯 뵈.
고인을 몯 뵈도 녀던 길 알패 잇내.
녀던 길 알패 잇거든 아니 녀고 엇덜고.
제10곡
당시(當時)예 녀든 길흘 몃 해랄 바려 두고,
어듸 가 단니다가 이제아 도라온고.
이제아 도라오나니 년 듸 마음 마로리.
제11곡
청산(靑山)안 엇뎨하야 만고(萬古)애 프르르며
유수(流水)난 엇뎨하야 주야(晝夜)애 긋디 아니난고.
우리도 그치디 마라 만고 상청(萬古常靑)호리라.
제12곡
우부(愚夫)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성인(聖人)도 못다 하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쉽거나 어렵거나 듕에 늙난 주를 몰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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