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023. 10. 6. 08:48자작글/자작시

역마살 / 김재곤

 

열사의 사우디에서 부뤼헤까지

멈추고 싶었으나 멈추지 못했다

 

길은 앞에 있었고

되돌아갈수는 없었으므로

무조건 가야만 했다

 

쿵쿵 거리며 마구 뛰던 심장소리

되돌아보게되던 발자욱소리들이

불안한 공명음이 되어

내 의식을 단단히 조여올때도

나는 살아 있어야 했으므로

시계바퀴처럼 달리고 또 달렸다

 

아주 작은 희망으로 숨을 쉬며

꽃잎처럼 날리던 비둘기떼처럼

자유로운 착륙을 꿈꾸었지만

스스로 묶어버린 날개쭉지를

끝끝내 풀지를 못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가야만 했고

살은 독하고 강했으므로

자해하듯 아프게 고삐를 당겨

또다시 내역마살을 재촉해본다

 

가자 고독이 춤추는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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