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 09:00ㆍ좋은시
강호가(江湖歌) 또는 사시한정가(四時閒情歌) 라고 불리우는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는 조선초기 맹사성(孟思誠)이 만년에 벼슬을 내놓고 강호에 묻힌 자신의 생활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 자연의 변화와 결부시켜 각 한 수씩 4수로 읊은 연시조다.
강호에서 자연을 즐기며 임금의 은혜를 생각하는 내용으로, 계절에 따라 한 수씩을 노래했다. 초장은 모두 ‘강호( 江湖) ’라는 말로 시작되고, 종장은 임금님의 은혜이시도다 라는 의미의 ‘역군은(亦君恩)이샷다’로 끝난다.
江湖四時歌 / 孟思誠
江湖에 봄이 드니 미친 興이 절로 난다.
탁료 계변에 錦鱗魚가 안쥐로다.
이 몸이 閒暇해옴도 亦君恩이샷다.
江湖에 녀름이 드니 草堂에 일이 업다.
有信한 江波난 보내나니 바람이로다.
이 몸이 서날해옴도 亦君恩이샷다.
江湖(강호)에 가알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잇다.
小艇(소정)에 그믈 시러 흘니 띄여 더져 두고.
이 몸이 消日해옴도 亦君恩이샷다.
江湖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픠 자히 남다.
삿갓 빗기 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지 아니해옴도 亦君恩이샷다.
강호사시사 / 맹사성
강호에 봄이 찾아드니 참을 수 없는 흥취가 저절로 나는구나.
막걸리 마시며 노는 시냇가에서 잡은 싱싱한 물고기가 안주로 좋구나.
이 몸이 이렇게 한가롭게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혜이시도다.
강호에 여름이 찾아드니 별채에서 할 일이 없다.
더위를 잊게 해 주는 듯 미덥게 느껴지는 강물결은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는구나.
이 몸이 이렇게 서늘하게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혜로구나.
강호에 가을이 찾아드니 물고기마다 살이 쪄 있다.
작은 배에 그물을 싣고 물결 흐르는 대로 띄워 던져두고.
이 몸이 세월을 재미있게(고기잡이) 보낼 수 있는 것도 임금님의 은혜이시다.
강호에 겨울이 찾아드니 눈 깊이가 한 자가 넘는구나.
삿갓을 비스듬히 쓰고 도롱이로 옷을 삼아 입으니.
이 몸이 춥지 않게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혜이시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2) | 2024.06.02 |
---|---|
가난한 사랑노래 / 신경림 (0) | 2024.05.20 |
바우덕이 - 청룡마을 - 안성시 - 경기도 (0) | 2024.04.29 |
같이 있다는 건 / 비움 (0) | 2024.04.16 |
Lied vom kindsein) / Peter Handke' - Der Himmel über Berlin (0) | 2024.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