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半程) - 대관령옛길 - 강릉시 - 강원도

2024. 11. 10. 17:13국내여행/강원도

 

반정(半程)은 대관령을 오가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주막이 있던 곳으로 대관령 초입에 있는 구산역과 대관령 위에 있는 횡계역의 중간지점이라는 뜻이다. 강릉에서 한양으로 가는 대관령 옛길은 강릉의 구산역에서 시작하여 제민원을 거쳐 반정에 이르는데 제민원은 공적인 임무를 띠고 지방에 파견되는 관리나 상인 또는 기타 여행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기 위한 원이 있었던 곳이다.

 

반정을 지나면 대관령 정상에는 員泣峴(원읍현) 즉 원울이재 가 있다. 원울이재의 이름은 새롭게 부임하는 강릉 부사가 부임할 때 고갯길이 험해서 울고 임기가 끝나서 다시 고개를 넘어갈 때는 강릉의 인정에 감동해서 울었던 곳이라는 대에서 그이름이 유래하였다.

 

대관령은 사람들이 자주 다니기는 하였으나 길이 험준하고 먹고살거리가 없어 사람이 살지 않아 겨울이면 얼어죽는 사람이 많았다. 이에 강릉부의 향리 기관 이병화가 사재를 내어 대관령 중턱 반정에 주막을 설치하였다. 대관령은 오가던 행상인들은 반정아래 300m 지점에 비석을 건립하여 그의 공덕을 칭송하였다

 

대관령은 많은 사람들이 다니던 곳이다.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와 행상들을 비롯해서 관동팔경을 구경하려는 풍류객 등이 있었다. 강릉에서 큰 뜻을 품고 대관령을 넘어간 이이와 허균은 역사를 남겼고 서울엣 풍류를 찾아 대관령을 넘어온 김홍도와 김정희는 예술을 남겼으며 관원으로 강릉을 찾아온 송강 정철은 문학 작품을 남겼다.

 

그리고 대관령을 넘어 시집을 갔던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은 그리움을 남겼다. 특히 신사임당은 친정어머니를 강릉에 두고 한양으로 가면서 애절한 심정을 시로 남겼다. 반정에는 신사임당의 사친시비가 있다.

 

踰大關嶺望親庭

유대관령망친정

 

慈親鶴髮在臨瀛

자친학발재임영

身向長安獨去情

신향장안독거정

回首北村時一望

회수북촌시일망

白雲飛下暮山靑

백운비하모산청

 

대관령을 넘으면서 강릉을 바라본다.

 

늙으신 어머님를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