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4. 06:04ㆍ자작글/산문
죽기전까지 '잉그리드 버그만' 이란 여배우를 좋아했으며 살아생전엔 문학인들과 수많은 독자들로 부터 영원한 소년이라고 불리워지던 고 피천득선생님의 '인연'이란 글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인연(因緣)'이라는 말의 원뜻은 사람이나 사물들 사이에 맺어지는 연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불교적으로 해석하면 인과적 만남의 연분이이라고도 하며 또한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수억겹의 인연이 있다는 말로 대중들에게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하얀색 양장본에 '인연' 이란 제목으로 출간 되었던 고 피천득선생님의 '인연'이라는 수필집은 수많은 독자들이 찬사를 받으며 오랫동안 읽혀져 왔다. 책이라는 것이 그냥 읽기 위해 구입하는 것 또 하나는 읽고 소장하는 것 두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필자 또한 고 피천득선생님의 '인연'이란 수필집을 몇번이나 읽어보았으며 많은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으며 또한 소중하게 소장하고 있는 몇권의 책속에 포함되어 나의 책장에 소중하게 소장되어있기도 하다.
고 피천득선생님의 '인연' 이라는 글은 이국 소녀였던 '아사코'라는 여자와 살아생전 세번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쓴 글이며 만남과 헤어짐을 번복하며 그때마다 느꼈던 작가의 감정을 담백하고 솔직하고 잔잔하게 표현했던 수채화 같은 글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연'이란 수필의 줄거리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만남과 헤어짐
아사꼬를 처음 보게 된건 작가가 17살때다. 그때 그녀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아이였고 작가를 오빠처럼 생각하며 잘 따랐기에 작가가 동경을 떠날때 아사꼬는 헤어짐을 무척이나 아쉬워 하며 작가의 목에 매달려 볼에 입을 맞추고 자신이 사용하던 손수건과 작은 반지를 작가에게 선물을 한다.
두번째 만남과 헤어짐
그 후 십삼사년이 지난 후 다시 동경에 갈 기회가 생겨 아사코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때 아사코는 성심 여학교 영문과 3학년에 재학중이었고 어엿한 숙녀가 되어 있었다. 작가는 그녀와의 만남에 어색해 하지만 반대로 아사코는 작가와으 재회를 무척 반겨준다. 그들은 문학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밤늦도록 나누다가 가벼운 악수만 나누고 헤어지고 만다.
세번째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십여년이 지난 후 아사코를 다시 만날 수 있었는데 그때는 이미 아사코는 일본인 2세와 결혼하여 살고 있던 때였다. 아사코는 어린시절 남자가 준 동화책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는데 아사코가 사는 집은 그 동화책에 나오는 집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몇번의 절을 나누곤 악수조차 하지 못하고 헤어지고 만다. 그때 작가는 변해버린 아사꼬를 '시들어가는 백합같다.'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작가는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도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어 하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라는 독백으로 수필은 끝맺음을 하고 있다.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수억겹의 인연이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인연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만남인지도 모른다. 그렇듯 일반적인 만남도 귀하고 소중한데 남녀간의 사랑을 전제로 맺어진 인연이라 함은 어쩌면 전생에 수백억만겹의 인연으로 맺어질수 있는 그야말로 하늘이 주신 특별한 선물인지도 모른다.그럼에도 사람들은 일반적인 인연을 포함하여 남녀간에 맺어진 인연조차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쉽게 끊어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인연이란 것은 고 피천득선생님의 수필처럼 항상 아쉬운 미완의 느낌으로 남아있게 되는게 대부분이다. 바람이 옷깃을 스쳐가듯 그냥 그렇게,,,그러나 그런 아쉬운 인연조차도 우리들은 소중하고 귀하게 기억해야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인연의 끈이 닿지 않아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 할지라도 인연이란 서두에도 언급한 것처럼 최소한 수억겹의 인연을 가지고 맺어졌던 사이들이기 때문이다.
필자를 포함한 우리들은 오늘도 숱한 사연들속에서 수많은 인연을 만들며 이세상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램덤으로 타고 들어와 필자가 써놓은 부질없는 글을 읽게되는 사람도 필자와 인연이 있어 그리 되었을 것이다. 인연이란 그렇게 하느님께서 우리들을 위해 만들어 주신 모르는 사람과 사람들이 만날수 있게 한 신비롭고 소중하고 귀한 선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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