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4. 06:56ㆍ자작글/산문
달콤한 초저녁잠에 취해 불타는 밤의 문화를 접고 9시30분이면 어김없이 잠자리에 들곤 한다, 그래서일까 새벽 4시쯤에는 항상 잠에서 깨어나곤 한다.
단 1분도 틀리지 않고 정각 새벽 4시면 어김없이 눈이 떠지는 내몸의 뛰어난 기억력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런 나의 습성을 지인들은 몹씨 의아해 한다, 그럼 잠은 언제 자냐고,,,그럴때마다 나는 웃음부터 터져 나온다, 미안하지만 나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살고 있는편이다.
지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니 고정관념에 의한 계산의 오류 때문이였다.
내가 몇시에 잠자리에 들까에 대해선 계산에서 제외하고 자신들의 취침시간에 내 기상시간을 대입하니 마치 내가 잠을 자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나보다.그들은 대부분 밤12시를 기준으로 취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다시한번 이야기 하지만 초저녁잠이 많은 사람들이 잠이 부족할꺼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초저녁잠을 즐기는 새벽형인간들은 저녁형인간들보다 수면시간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수면시간도 길다.
참고로 초저녁잠을 즐기는 필자는 하룻밤에 평균 6시간~7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고 있다.
솔직히 지천명 후반쯤의 나이에 이정도의 수면을 취하고 있다는 것은 비교적 수면시간이 긴편에 속한다고 할수 있다.
새벽에 깨어있어본 사람들이라면 새벽시간은 세상의 어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자유가 있어 좋긴 하지만 한편으론 그 시간이 얼마나 지루하고 길고 힘든 시간인지 알수 있을 것이다.
왠만한 내공이 없이는 고요속에 파묻힌 짙은 어둠 그리고 질식할 것만 같은 침묵을 견디어내기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어느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어느 패널이 새벽형 인간과 저녁형인간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면서 새벽에 깨어있는 것들은 귀신들이나 성직자들이나 노인들 같은 비범한 것들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물론 나도 그 패널의 말에 동감을 하기도 했다.
어린시절 새벽형 인간형이셨던 아버지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방안의 불을 환히 밝히고 새벽 조간신문을 읽으시곤 했다.
아버지가 깨어계시니 나를 포함한 형과 누나들도 당연히 깨어있어만 했다, 어린시절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기가 얼마나 힘든 일이였는지 더더욱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이였는지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부끄러운 기억이기는 하나 새벽에 잠에서 깨는게 싫어 가출까지 생각해본적도 있었던거 같다,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께서 어쩌다 지방으로 출장이라도 가시면 집안은 축제의 분위기로 바뀌곤 했다.
그중 새벽에 깨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던지 기도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매일 출장을 가셨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버지와의 새벽잠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흐르고 내가 아버지 나이쯤 되자 아버지처럼 나도 새벽형인간이 되어 버렸다, 참으로 놀랍기도하고 아이러니칼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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