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기억속으로

2023. 3. 4. 06:52자작글/산문

브뤼쉘,,,,!!!

 

부뤼쉘은 이름학상으로도 폼이나는 유럽 벨기에의 수도다. 이 곳은 내가 유럽생활을 시작하게 된 최초의 도시이기도 하며 또한 나의 블로그 이름이 '부뤼쉘 연가'로 정하게 했을만큼 나에게 있어선 잊을수 없은 그런 작고 아름다운 도시이기도 하다. 선배형의 초청으로 부뤼쉘의 낯선 호텔방에 쳐박혀 런던으로 출장간 선배형을 목빠지게 기다리며 낯선 고독과 향수병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아야만 했던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아퍼지는 것 같은 나에겐 그런 특별한 도시이기도 하다.

 

망부석의 주인공도 아니면서 장장 3개월동안이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물러야 했던 고색창연한 그러나 귀품이 몹씨 나던 메트로폴 호텔의 어두침침한 분위기가 머리속에 떠오른다. 오래된 영화에서나 보았던 삐그덕 소리를 내며 자바라를 열고 들어가던 낡고 오래된 구식 에레베이터는 지금 생각해봐도 정겹기만 했던 정말 멋이 잇었던 것 같다..

 

100년도 더 된듯한 의자와 테이블이 깔려있던 호텔 1층 노천까페인 로즈의 붉은 홍차는 또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동에서 서로 길게 이어진 다운타운중간쯤에서 흑발의 남미 친구들이 낡은 기타와 팬플릇으로 그들의 민요를 연주할때 나는 그 앞 길바닥에 쪼그려 앉아 그 아름다운 피리소리에 매혹되곤 했던 것 같다

 

"양치기소년,,,,,,!!!"

밤이면 하늘을 찌를듯 솟아오른 교회의 첨탑이 첨단의 조명에 의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었고 시차를 잃어버린 나는 부뤼쉘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두려움이 몰려들던 수많은 밤을 여기 저기 배회하며 살았던 것도 같다.

 

길게 만들어진 세로형 창문틈으로 들어오던 바람에 광목으로 만든 것 같은 힌색 커튼이 그림처럼 흔들리고 그사이로 파스텔톤의 푸르스름한 빛깔로 열리던 브루쉘의 환상적이던 새벽,,,,,첨탑끝에 앉아 울던 음산하기 짝이 없었던 까마귀소리는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내 귓가에 맴돌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즐거움보다 외로움을 더 많이 안겨주었던 브루쉘이 왠지 그리워지는 새벽이다. 그땐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외로웠던 낯선 고독도 심장이 멎을것만 같았던 지독한 향수병이 이렇게 눈물나도록 그리워지는 것은 기억을 만들며 살아가야 하는것보다 살아오면서 내가 만들었던 기억을 먹고 살아야 되는 그런 나이 먹은 사람이 되어서 그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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