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은행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 용혜원

2024. 11. 27. 08:08좋은시

 

가을에 은행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 용혜원

 

가을에 은행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내 마음까지

노랗게 물들고 말아

나도 가을이 된다

 

가을이 깊어가면 갈수록

사랑을 하고 싶다

 

그 호수에 풍덩 빠져들고만 싶다

 

이 가을엔 차라리

나 스스로가 노랗게 물드는

은행잎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너로 인해 이렇게 가슴이 멍울 지는

아픔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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