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드는 날 / 도종환

2024. 11. 26. 14:41좋은시

 

단풍드는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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