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김재곤

2023. 3. 23. 19:00자작글/자작시

 

편지 / 김재곤

 

서울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김천역 간이의자에 앉아

편지를 쓴다

 

정녕 부치지도 못할 편지가 되어

가방속에 남겨질지라도

행여 갈기 갈기 찢겨진체

차창밖으로 날려버리게 될지라도

 

지금은 그냥 그가 그립고

또 그리웁기만 하기에

 

기찻길보다 더 길어질지도 모를

끝내지도 못할 편지를 쓰고 있다

 

기찻길보다 더 막막할지도 모를

부치지도 못할 편지를 쓰고 있다

 

손꼽아 서울행 기차를 기다렸으나

마지막 인삿말을 다 쓸 때까지

서울로 가는 기차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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