龜裂 / 金敏夫

2023. 10. 1. 04:42좋은시

 

균열(龜裂) / 김민부

 

달이 오르면 배가 곯아

배 곯은 바위는 말이 없어

 

할 일 없이 꽃 같은 거

처녀 같은 거

 

남 몰래 제 어깨에다

새기고들 있었다

 

징역 사는 사람들의

눈 먼 사투리는

 

밤의 소용돌이 속에

파묻힌 푸른 달빛

 

없는 것, 그 어둠 밑에서

흘러가는 물 소리

 

바람 불어……, 아무렇게나 그려진

그것의 의미는

 

저승인가 깊고 깊은

바위 속의 울음인가

 

더구나 내 죽은 후에

이 세상에 남겨질 말씀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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