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소주를 마시며 / 김재곤
2023. 3. 4. 05:34ㆍ자작글/자작시
새벽소주를 마시며 / 김재곤
새벽소주를 마신다
코 끝에 남아도는
분홍빛 취기
비어있는 술잔처럼
내곁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십이월의 바람은
낡은 의자에 걸터앉은
고단한 생을 얼리고
나는 홀로 빈 술잔에
식어버린 고독을 붓고
어쩌면
쓸쓸할지도 모를
새벽 소주를 마신다
그래서
아플지도 모를
차거운
새벽소주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