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이 나에게 왔다 / 김재곤

2023. 3. 4. 05:25자작글/자작시

 

그사람이 나에게 왔다 / 김재곤

 

그사람이 나에게로 왔다.

 

기약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왔다.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

그렇다고 그 사람을

모른다고 그럴 순 없다

 

그 사람은

무채색 그 서늘할 것만같은

수채화의 그림처럼 다가와서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 사람은 누구일까....

 

비 눈 별 달 꽃 구름 바람 사람

그리고

여자

 

문득 그 사람이 그립다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향기

그 사람의 체온

 

그 사람을 안고싶다.

뜨거운 정열의 체온으로

차거운 이성의 관념으로

그 사람을 안고 싶다

 

때론

그 사람이 두렵다

 

그 사람은

들을수도 없는 목소리

맡을수도 없는 향기

느낄수도 없는 체온

 

무채색의 그 서늘한 그림처럼

황량하게 내 가슴속에

남아있을 뿐이므로

 

그 사람이 나에게로 왔다

 

기약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왔다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

그렇다고

그 사람을 모른다고 그럴 순 없다

 

왜냐하면

벌써부터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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