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th February 2005 겨울비가 내렸다
2023. 3. 5. 08:15ㆍ자작글/일기
비가 내렸다. 겨울에 내리는 비는 왠지 분위기가 을씨년스럽고 마음 한구석이 막막하게 느껴지는거 같다, 빗물속에 섞여있는 습기때문인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겨울에 내리는 비는 우리들에게 밝음 보다는 흐림,,,현재보다는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는 듯 싶다.
거리 마다 형형색색의 빛깔로 피어오르고 있는 나팔꽃같은 우산들,,,물을 튀기며 어디론가 손살같이 달리고 있는 자동차들,,,비를 피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낯선 사람들,,,옷을 벗고 외롭게 서있는 겨울나무들,,,,빗물에 젖어 더 짙어진 낡은 건물들,,,그모든 것들이 음지식물과인 나에겐 자연이 주는 링거수액같은 것들이긴 하지만,,,
이상하게 겨울비가 오는날에는 술을 마시고 싶다는 충동이 들곤 한다, 그래서일까 이유도 없이 전화기에 손이 가고 전화번호를 찾아내기 위해 전화기를 만지작 거려보았다. 그렇게 겨울비는 내마음을 포함하여 세상의 모든 것들을 적시며 속절도 없이 내렸지만 나는 결국 그 어디에도 전화를 하지 못했다,,,
2005-02-27 13: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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