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4. 21:43ㆍ자작글/산문
군대.,,,,,,,,,,그리고 소총과 철모와 군화,,,!!!
그러나 그 녹색빛깔 군복 하나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만 같았던 삼년동안은 참 지루하기는 하였지만 나름대로는 내 생에 있어서 참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 된다.그 시절을 겪어야 한다는 것은 성인으로 가는 첫번째 관문을 통과 해야만 하는 의식절차가 아니였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직에 대하여 알았고 계급에 대하여 알았으며 생이 무었인가에 대한 생존의 가장 기초적인 법칙을 깨닫게 된 것도 같다.둔탁한 W형 볼이 넓은 검은색의 군화는 그 모양 만큼이나 튼튼하게 내 버거운 몸을 지탱시켜준 유일한 전투화 이기도 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장화같은 구두였기에 그 구두끈이 유난히도 길어 불편하긴 하였지만 나름대로는 멋이 있는 구두 였다고 기억하고 있다.군대 삼년동안 나는 운이 좋게 그 워커라는 구두를 신고 군생활을 했다. 내가 군생활을 하던 시절은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잘사는 나라가 아니였기에 사병들은 통일화라고 불리우는 농구화 비슷한 신발을 신어야만 했다.카키색 우중충한 빛깔의 통일화는 촌스럽기 짝이 없었으며 환기 구멍이 있었음에도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로 대단한 악취가 풍기는 그런 신발이였다.
아침마다 쫄병들이 닦아 놓은 빛나는 구두코는 적어도 그 때는 커다란 기쁨이였으며 게급과 고참이라는 특수한 군대조직에서의 빛나는 상징이기도 했다.군화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흑백영화의 한장면처럼 내 빛나는 청춘을 무참하게 유린 하였던 군대시절이 생각난다.기상과 취침을 예고하던 높고 애절한 트럼펫 나팔소리도 그립고, 유난히 겨울을 견디지 못하던 나와 감성이 같았던 행정병 임병장도 가슴 시리게 그리워 지기도 한다.
아무튼, W형 목이 긴 폼나는 군화(워커)는 암울했던 그 시절 내 생의 무게를 잘 버티게 해주었던 참 고마운 구두였던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