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5. 14:58ㆍ자작글/산문
창밖으로 까치가 울어댄다.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생각에 밀려 자꾸만 창밖으로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까치만큼 많은 전설을 가진 새도 없는 듯 싶다.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설날이라는 노래에서 나오는 까치설날이 음역 12월 31일 인것도 칠월 칠석날에 머리가 다 빠지도록 몸을 바쳐 견우와 직녀를 도와준 고마운 새도 까치이다.가치설날이 만들어 진 이유는 삼국유사에도 기록되어 있는데 그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내통하여 왕을 해하려 하였는데 까치(까마귀)와 쥐, 돼지와 용의 인도로 이를 모면하였다 한다.이때부터 쥐, 돼지, 용은 모두 12지신에 속하는 동물이라 각자 자신을 날을 가지고 또한 그 날을 기념하지만 까치를 기념할 날이 따로 없었기에 설 바로 전날을 까치의 날이라 하여 까치설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아마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가까운 새이긴 하였으나 12지신에 포함될 정도는 아닌 평범한 새였기에 나름대로 미안한 감에 설날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해본다.
또한 견우와 직녀는 중국의 신화전설 속에 나오는 남녀 1쌍의 신이기도 하다. 그 신화를 설명하면 대략 이렇다.견우와 직녀는 천제(天帝)의 주선으로 결혼했는데, 사이좋게만 지내고 일을 게을리하였기 때문에 천제의 노여움을 사서, 서로 떨어져 천한(天漢;은하수) 양안에 있게 되었고, 1년에 한 번, 칠석날 밤에 만나게 된다는 것으로 되어있다.또한 만날 때에는 까마귀와 까치가 걸어 준 오작교(烏鵲橋)를 건너 은하수를 넘는다고 되어 있다.
왜 하필 까치가 견우와 직녀의 애정문제에 개입이 되었는지 그 것은 알수가 없지만 아마도 사랑에 있어서는 자신의 일이든 타인의 일이든 방관하지를 못하는 성품을 가진 새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그러니 남의집 손님이 오는 것까지도 참지 못하고 제일 먼저 그 집으로 날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까치는 1964년 10~12월 한국일보 과학부가 국제조류보호회의(ICBP) 한국본부와 관계학계의 후원을 얻어 시행한 '나라새' 뽑기 공개응모에서 2만 2,780여 통 중 9,373통의 압도적인 표를 얻어 나라새로 뽑혔다고 한다.점차 감소되어가던 까치는, 1966년 2월 24일 산림청 조수보호위원회가 수렵조류에서 까치를 제외시킴으로써 보호받게 되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한 나라새는 애조사상(愛鳥思想)을 고취하며 민족을 상징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렇듯이 까치는 우리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살아온 친근한 새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오지나 깊은 산에서는 까치를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한다.까치는 사람이 심어준 나무에 둥지를 틀고, 사람이 지은 낱알과 과일을 먹으며, 심지어 사람 흉내까지 낸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까치는 사람을 가까이하며 학습이나 모방까지 잘 하는 지능이 높은 새이기도 하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까치를 까마귀와 함께 잡새로 취급되어 박대를 받기도 하는 새이기도 하다.
아무튼 지금 창밖에서는 그런 까치가 울고 있다. 반가운 손님이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친 나의 마음이 까치소리로 인해 밝아 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에 가만히 창문을 열고 고마운 까치를 쳐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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