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5. 15:38ㆍ자작글/일기
세상은 지금 불타는 성하의 계절이다. 사람들은 장마 끝의 찌는 듯한 무더위와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의 그 지겨운 더위와 싸움중이다. 체질적으로 남방계통의 피를 이어받아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추위보다는 더위가 체질에 익숙한 것 같다.
아무리 덥다 하더라도 겨울보다는 견디어 내기가 훨씬 수월한 듯 싶다. 게다가 홑이불이라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 누워야먄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여름과는 무관한 특이한 체질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세상과 연결되어있는 메스컴에서는 날마다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여름피서에 대한 소식을 들려주기는 하지만 별로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피서라 하면 복잡한 교통과 복잡한 피서지에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집안에 틀어박혀 가장 원시적인 모습으로 편안하게 쉬는 것이 훨씬 좋다라고 하는 논리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산으로 강으로 복잡한 인파를 헤치고 휴가를 즐기는 자체를 나는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휴가라는 것이 친구들이 말처럼 그런 복잡함을 불편하게 즐기면서 추억을 남기면 되는 거라 나 또한 생각은 하고 있긴 하지만 나는 휴가를 즐기면서 고생을 한다는 거에 대해선 그렇게 관대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휴가란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즐거워야 하리라 보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그런 논리가 당연하긴 하지만 어찌보면 그저 보편타당한 귀차니즘에서 생성된 사고에 불과할지도 모르기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묘한 시선을 받으며 스스로 불편하게 느끼기도 한다.
어디론가 일상을 피하여 훌쩍 떠나버린다는 것에 대해선 여행이라는 것을 지독하게 좋아하는 나로써도 찬성이다. 그렇다 하여 그 귀중한 휴가를 일상과 별로 다를바가 없는 그 복잡함속으로 던져버리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름조차 가지지 못한 작은섬이라든가 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깊은 계곡속으로 들어가서 일상에서 소홀히 하였던 작은 평화와 정적을 즐기고 싶기는 하다.
가게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여름무더위를 피하여 피서여행을 계획해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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