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25 홀릭

2023. 3. 25. 14:53자작글/일기

일주일 동안 나는 글에 대한 홀릭 상태에 빠져 블로그에 많은 글들을 올리면서 그렇게 지냈다. 어느 하나 버릴만한 글이 없었기에 하나도 빠짐없이 올렸다. 오늘부로 글 번호가 1761개를 돌파 한 것 같다. 이 대단한 작업을 소리없이 지켜보던 어떤 지인은 댓글로 하여 걱정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우리들은 서로에 대하여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단지 글쓰는 자와 읽는 자의 입장일 뿐이지만 서로에 대하여 많은 부분을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짐작일 뿐이겠지만 글은 진실하기에 만나지 않는다 해도 그 사람의 성품 일상 기타등등 많은 것들을 유추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글을 읽는 사람들의 예감은 거의 맞는 것 같다. 아마도 내 글 꼬리에 걱정의 댓글을 달아준 그 지인도 어느정도는 나에 대하여 파악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 속에서 같은 감성과 느낌을 가질수 있다는 것은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서로 다른 환경, 서로 다른 직업 심지어는 다른 성()을 가진 사람들과 같은 감성과 느낌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나는 솔직히 무엇이라고 설명할 방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나와 같은 감성을 가지고 있는 듯한 지인들의 댓글에서 나를 반추해 보거나 혹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커다란 위안을 느끼곤 한다.

 

나는 혹은 나와 같은 종족들은 가지고 있는 취향이 유별나서 속해있는 시대와 타협을 하지 못하는 outsider의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 글을 사랑해 주는 나와 같은 감성을 지닌 나의 미지의 종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 본다. 그리고 그 들이 어떤 사람들로 살아가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였으면 참 좋겠다.

 

[에필로그]

 

유리창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한바탕 비가 쏟아져 내려올 것 같은

예리한 서풍이다

 

바람부는 새벽은

이유도 없이 마음이 더 가라 앉는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은 그런 토요일이다

 

문득,

유쾌한 뮤지컬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두잔의 커피를 마시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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