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09 토요일

2023. 3. 25. 15:35자작글/일기

활짝 열어놓은 발코니 창문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간간히 비도 쏟아져 내렸다. 밤새도록 그 작은 자연의 인기척에도 잠이 깨어 불면의 밤을 보냈던 듯 싶다.

 

그렇게 작은 기척으로 잠을 깰 정도로 민감한 체질은 아닌 것 같은데 오십이 되면서 좋지않은 습관이 생겨난 것 같다. 가만보면 내모습은 아주 오래전에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있는듯 하다.소변을 해결하기 위하여 자다 깨면 새벽에는 늘 아버지는 그렇게 조간신문을 뒤적이시며 혼자 깨어나 있으시곤 했다.

 

잠결이긴 하였지만 아버지는 왜 잠을 안주무실까,,,하며 늘 의아하게 생각하곤 했었는데 내가 지금 그런 아버지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세월은 내가 뿌우연 기억속에 남아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 있도록 참 많이도 지나버린 것 같다. 그 것이 때론 안타깝기도 하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의 빛깔은 온통 잿빛이다. 그리고 간간히 지리한 장마비를 뿌려대고 있다. 식빵을 구워 버터와 딸기잼을 듬뿍 발라 점심을 해결하고 지금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고 있는 중이다.

 

마땅히 하고 싶은일도 해야할 일도 없는거 같기에 혹씨나 뜨거운 물에 몸이리도 담그면 기분이라도 풀어질까 하여 마지못해 생각해 낸 아이디어다.

 

장마로 인한 습기가 나의 기분까지도 적셔버리는 것 같다. 반신욕이 끝나면 내 작은방의 구석에 쳐박혀 있는 낡은 기타의 먼지를 닦아 내고 키타를 쳐봐야 겠다. Am 의 단조 코드가 과연 아주 많이 다운되어있는 나를 달래줄 수 있을 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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