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도 꽃이다 / 박의용

2024. 10. 19. 09:11좋은시

 

호박꽃도 꽃이다 / 박의용

 

아무도 거들 떠 보지도 않았지만

꼬옥 입다물고 소중한 사랑을 품었더니

그 열린 입속에 하늘의 별이 있었네.

 

소중한 것은 알아주지 않아도

그 자체로 소중함을 간직하는 것

그 안으로 품은 뜻이 저 하늘 별처럼 반짝이는 것.

 

맑은 미소 지으며 바람을 휘감아 안고

벌과 나비를 반기다 보면

어느덧 잉태되는 둥그런 생명.

 

구불구불 넝쿨따라 땅의 정기 배달받아

통통하게 자라나니 어느듯 엄마되어

수 없이 지샌 밤하늘 별처럼 새생명을 품었어라.

 

생명은 거룩하게 윤회(輪回) 되는 것

그 자체로 빛나는 꽃

호박꽃도 꽃이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래시계 / 정호승  (0) 2024.10.21
가을꽃 /정호승  (0) 2024.10.19
곁을 지킨다는 것은 / 신승근  (0) 2024.10.16
그러므로 사랑은 / 신승근  (0) 2024.10.16
거리 / 박인환  (1) 2024.10.04